북한산 의상능선, 성문종주 인증 산행코스(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원점회귀)
또다시 북한산으로 향한다. 요즘엔 별도로 1~2개월가량의 산행스케줄을 미리 잡지 않는다. 1주 전이나 2주 전에 괜찮은 산행지 정보가 있으면 그걸 따라가는 선에서 융통성 있게 움직인다. 기온도 높지 않고, 날씨도 괜찮을 듯하여 아침 일찍 배낭을 짊어지고 북한산으로 출발한다.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또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역시나 많은 이들이 북한산으로 향하고 있다.
산행코스(14.2km, 산행시간 5시간 55분, 등산칼로리 2,03al)
: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대서문-국녕사-가사당암문-의상봉-가사당암문-용출봉-용혈봉-증취봉-부왕동암문-나한봉-청수동암문-문수봉-대남문-대성문-보국문-대동문-시단봉(동장대)-대동문-태고사-중성문-계곡길-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8시경 산행을 시작한다. 원래 북한산 13 성문 종주 계획을 잡았으나,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로 가는 코스가 지난 4월 말 낙석 사고로 인해 폐쇄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코스를 급변경해서 블랙야크 인증지를 순회하는 코스로 향한다. 일부구간이 빠진 것뿐 크게 코스가 변한 것은 아니나 마음은 오히려 편해진다. 대서문을 지나 국녕사에 이르러 우측 편으로 향한다. 원래대로라면 직진해서 중성문을 인증하고 돌아와야 하는 코스이나 바로 국녕사로 향한다. 요즘 핫하다는 블랙펜서 바위도 들를까 하다가 코스가 길어질 것을 염려해 패스하고 국녕사에서 대불상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남긴다.
대불상 우측 편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오래지 않아 능선에 진입하고 가사당암문이 눈앞에 들어온다. 인증 사진을 찍고는 우측 의상봉을 향한다. 이곳에서 의상봉까지는 약 3백여 미터에 불과하기에 부담이 없다. 원래 산행계획 코스에는 없던 봉우리이다. 의상능선 산행 시 지나가곤 하던 봉우리이다. 멋진 암릉을 지나 의상봉에 들어선다. 표지목에서 한 장 기억을 남기고,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 나간다. 가사당암문을 지나 급한 오르막 뒤에 최근에 보완된 경사가 급한 목재 계단을 오르면 용출봉이다. 국녕사 대불상의 뒤편에 정확히 자리 잡고 있다.
용출봉에서 용혈봉을 거쳐 증취봉까지는 오르내림의 연속인 능선 산행의 진수를 볼 수 있다. 봉우리 진입 전에 새롭게 만들어진 계단들로 인해 예전의 그런 아찔한 기억은 찾아볼 수 없음이 아쉽기만 하다. 용혈봉과 증취봉에서 블랙야크 북한산 11 봉우리 인증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면 만나게 되는 곳은 부왕동암문이다. 이곳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나한봉 방향으로 나아간다. 약 40여분을 더 걸어가야 나한봉과 만난다. 그전에 만날 수 있는 곳이 나월봉인데 지금은 등산로가 폐쇄되어 있다. 아쉬움을 안고 나한봉으로 향한다.
나한봉은 얼마 전에 새롭게 단장해서 깔끔하게 변모해 있다. 넓은 공간 한쪽 편에 홀로 자리 잡고 있는 표지목에서 사진 한 장을 남기고, 최고의 뷰 맛집인 문수봉을 향해 나아간다. 청수동암문을 지나고, 가파른 바위길을 오르고 나면 문수봉과 만날 수 있다. 이미 그곳에는 역시나 많은 이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잠깐 줄을 서고 나서 표지목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한쪽 공간에서 넓은 바위에 앉아 간식과 얼음물을 섭취하며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힘들지 않은 낭만적인 성곽길을 따라 대남문과 대성문과 보국문, 그리고 대동문까지 내쳐 진행한다.
북한산 11 봉우리 인증지중 하나인 시단봉은 대동문에서 5백여 미터 떨어져 있다. 백운대로 가는 등산코스 폐쇄로 인해 대동문에서 시단봉까지 왕복을 하게 된다. 계획된 인증지는 모두 채워지고, 이제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든다. 시원한 날씨로 인해 쾌적한 산행을 이어 나간다. 땀도 별로 흘리지 않아 티셔츠가 아직도 뽀송뽀송하다. 성문종주 시에 대서문에 이어 두 번째 인증지였어야 할 중성문을 지나고, 올라올 때 패스한 계곡길을 따라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로 무사히 돌아온다. 14km가 넘는 6시간여의 산행을 했음에도 아직 멀쩡한 몸 컨디션에 나도 놀란다. 이제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