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소극(?)적인 봉사, 헌혈을 시작하며(헌혈 사은품, 헌혈 조건, 헌혈의 집, 혈장 헌혈, 혈소판 헌혈, 성분헌혈)
산에 빠져든 지 10여 년. 그간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의 산행을 빼먹은 적이 없다. 하나의 루틴이고, 또한 살아가는 동력이 되는 것이 산행이었으니. 주말에 태풍이나 다른 불가항력의 변수로 산을 찾지 못하면, 평일에 휴가를 내서라도 찾곤 했다. 그러지 않으면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생길 만큼 내 안에 산이라는 존재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 산에 대한 열정이 식어감을 느끼기 시작할 즈음부터 또 다른 루틴을 하나 갖게 된다. 내 표현으로는 소극적 봉사라고 표현하는 '주기적인 헌혈'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헌혈은 '전혈'이다. 두 달에 한번 할 수 있는 헌혈이다. 올해 초 부상회복할 즈음에 찾은 헌혈의 집에서 성분헌혈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시도하게 된다. 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가량 소요가 된다. 혈장과 혈소판 등 성분을 분리해서 헌혈하는 것이다. 성분헌혈은 2주에 한번 가능하다. 소극적 봉사는 2주에 한번 하는 성분헌혈로 정한다.
헌혈일 전에는 음주를 피한다. 헌혈 당일에 아침 식사도 담백한 걸로 신경 쓴다. 1시간 내외 팔을 내어주면 온전히 나만의 여유 있는 시간이 된다. 헌혈하고 나서 받는 사은품은 덤이다. 헌혈 후 약 이틀 후에는 간단한 건강검사 결과까지 보여준다. 아직까지는 건강하구나 하는 자기만족의 시간이다. 헌혈 어플을 통해 2주 뒤 같은 요일에 헌혈예약을 걸어둔다. 또 이렇게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