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오봉산 등산코스(배후령-정상-배꼽봉-청평사)
아침부터 폭염을 물리치려는 가을비가 시원하게 내리고 있다. 점차 비가 그칠 것이라는 예보를 믿고 원정산행을 떠난다. 비가 그친 후의 맑은 하늘이 그 어느 때보다 화창하고 깨끗하기 때문에 기대를 한껏 해 본다. 모처럼 기차를 타고 춘천역으로 향한다. 예상대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춘천역 앞 호남식당으로 향해 춘천의 명물 닭갈비로 늦은 아침을 대신한다. 함께 한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반주 한 잔을 곁들이는 새 날이 맑아오고 있다. 택시를 타고, 춘천 오봉산의 들머리인 배후령 고개로 향한다.
산행코스(5.88km, 산행시간 3시간 16분, 등산칼로리 1,600kcal)
: 배후령-1봉-2봉-3봉-4봉-오봉산 정상 (5봉)-배꼽봉-청평사-선착장
춘천역에서 약 30여분을 달려 배후령에 도착한다. 간단히 장비를 점검하고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오봉산을 매번 배후령 원점회귀로 용화산과 함께 1일 2 산을 했던 곳이다. 특히나 더운 여름철에만 찾았던 곳이라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산행은 새롭기만 하다. 정상까지 편도 2km 정도밖에 되지 않는 곳에 1봉부터 5봉까지 표지석이 있는 곳이다 보니, 아기자기하다 할 수 있는 곳이다. 초입의 가파른 오르막 후에는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오를 수 있는 코스라 할 수 있다.
1봉 표지석을 만나서 인증사진을 한 장 찌고, 쉼 없이 2봉과 3봉을 찾아 이동한다. 가을바람이 아주 시원하게 불고 있어 더운 줄을 모르고 산행을 이어 나간다. 조망이 점점 더 열리고, 멋진 소나무와 암릉이 하모니를 이루는 모습이 장관이다. 처음 가는 사람이 가장 찾기 힘든 곳이 4봉이었는데, 이제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서 쉽게 찾는다. 묘한 형상의 청솔바위 앞에서도 사진 한 장을 남긴다. 과감히 위험한 바위에 오르지는 않는다.
점점 더 가파른 로프구간과 철제 가드 구간을 지나면 또다시 조망이 시원하게 열린다. 한참을 감동 속에 머무른다. 오봉산 정상인 5봉이 지척이다. 5년 만에 5봉에 들어선다. 반대편에서 올라온 산행객들이 정상석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잠깐 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5봉에서의 조망은 그리 볼 것이 없다. 계속해서 청평사 방향으로 산행을 이어 나간다. 배후령에서 올라오던 구간보다 훨씬 더 가파르고 험한 암릉이 이어진다.
홍천 팔봉산의 해산굴 같은 좁은 바위굴을 내려가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호치케스 발판이 박혀 있는 내리막 바위 구간을 조심하며 내려간다. 청평사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되는 호치케스 발판이 청평사 구간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짜릿함을 느끼며 드디어 청평사에 내려선다. 무운장수를 비는 시민들이 많이들 찾아와 있다. 청평사부터 유원지까지 내려가는 길 한편 계곡에는 물살이 꽤나 불어 있고, 유속이 굉장히 빠르다. 알탕은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다. 무사히 선착장에 내려와 유람선을 타고 소양감댐으로 이동해, 다시 버스로 춘천역으로 향한다. 멋진 가을산행의 시작은 이렇게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