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명산 외

대모산, 구룡산, 우면산 연계 등산코스(수서역 들머리, 사당역 날머리)

백산의 산바라기 2024. 11. 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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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찾지 않은 곳이 있었다. 여러 차례 주변에서 얘기를 들었던 산이지만, 해발고도가 낮아 등산이라기보다 둘레길 수준으로 생각해 그리 내키지 않은 곳이었는데. 대학 후배들과의 산악회 모임에서 처음으로 찾게 된다. 크게 부담 없는 산행일 거라서 세 개의 산을 연계하는 긴 코스를 계획한다. 가을의 끝자락에 찾게 되는 곳이기에 낭만 산행을 기대하며 수서역으로 아침 일찍 찾아간다.

산행코스(16.6km, 산행시간 6시간 55분, 소모열량 4,413kcal)
: 수서역 6번 출구-대모산-구룡산-양재 시민의숲역- K호텔-매헌 시민의숲-우면산(소망탑)-서울둘레길 사당역 갈림길-방배 우성아파트-사당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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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도 수서역은 분주하다. 시민의 휴식공간인 대모산을 찾은 이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수서역 인근에서 힘들게 김밥과 순대를 장만하고, 함께 산행할 후배들을 만나 대모산 들머리로 향한다. 들머리 주변은 현재 공사 중이라 약간 옆 임시 등산로 입구를 통해 산행을 시작한다. 계단을 잠깐 올라가면,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여유로운 산책길이 펼쳐진다. 오르막이지만, 기울기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편안한 길이다. 양 옆으로 울긋불긋 단풍을 즐기기에 좋다. 중간중간 휴식공간도 잘 만들어져 있다.

바위구간을 전혀 볼 수 없는 전형적인 흙산이다. 걷는데 어려움이 없다. 이렇게 좋은 등산로는 처음 보는 것 같다는 말을 계속해서 되뇌며, 산을 오른다. 오르막 부담이 없는 길을 오르다, 그나마 대모산 정상을 코앞에 둔 지점에서 짧은 구간 가파르게 올라간다. 대모산 정상 진입 전 마지막 쉼터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대모산 정상에 들어선다. 정상엔 비석이 없이, 표지목으로 대모산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다. 여유 있는 데크에 자리 잡은 대모산 정상에서 인증 사진후 간단히 허기를 채운다.

대모산에서 계속해서 구룡산으로 진행하는 길에 본격적인 단풍놀이에 빠져든다. 그 단풍 맛집인 명산에서도 보기 힘들던 멋진 단풍을 이곳에서 맞이한다. 계속해서 사진 속에 화려한 단풍을 담아본다. 대모산에서 구룡산 정상까지는 2km가 채 되지 않는다. 편한 둘레길을 가다 보면, 눈앞에 정상이 보이는 깔딱 고개가 나타난다. 유일한 난코스라 할 수 있다. 꾸불꾸불 계단을 올라 구룡산 정상에 도착한다. 이곳엔 정상석이나 표지목이 따로 세워져 있지 않다. 조망을 위해 설치한 난간에 구룡산이라고 덧대서 표시한 게 전부이다.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지만, 그래도 강남을 내려보는 조망이 너무나 좋다. 이곳에서 내년도 시산제를 하며, 강남의 부유(?)한 기운을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매헌시민의숲 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다가 우측 KOICA 방향으로 향한다. KOICA 인재교육원이 구룡산의 날머리인 셈이다. 도로에 내려서서 매헌 시민의 숲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K호텔을 지나며 시민의 숲 근처는 온통 단풍의 바다이다. 원색의 단풍나무뿐 아니라, 노란색의 은행잎, 편백나무 숲까지 황홀한 세계를 보여준다. 양재천을 지나 우면산 등산로 입구를 만난다. 점점 날이 흐려지고 있다. 비예보가 있음에 서둘러 세 번째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완만한 등산로를 지나온 상황에서 만난 우면산은 험한(?) 산이라 할 수 있다. 이미 10km를 훌쩍 넘는 산행을 이어 와서 체력도 어느 정도 소진된 상태라 더욱 힘들게 느껴진다. 들머리에서 우면산 소망탑까지는 2km에 약간 못 미친다. 단풍도 즐기며, 한두 방울 시작하는 비를 비해 속도를 올린다. 그래도 어렵지 않게 소망탑에 올라선다. 드디어 강남권 시민들이 제일 애정하는 우면산에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다시 한번 강남 시내를 조망하고 하산을 서둔다. 몇 년 전 산사태가 났던 지점을 통과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 놓은 모습이다. 그 당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떠올려본다. 점점 거세지는 비 때문에 감상할 시간도 없이 서울둘레길을 따라 사당역까지 쉬지 않고 속도를 내며 걷는다. 방배동 우성아파트를 지나 사당역에 도착한다. 힘들지만 멋진 단풍산행을 함께 한 후배들과 사당역에서 맛난 하산식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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