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빠져든 지 10여 년. 그간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의 산행을 빼먹은 적이 없다. 하나의 루틴이고, 또한 살아가는 동력이 되는 것이 산행이었으니. 주말에 태풍이나 다른 불가항력의 변수로 산을 찾지 못하면, 평일에 휴가를 내서라도 찾곤 했다. 그러지 않으면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생길 만큼 내 안에 산이라는 존재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 산에 대한 열정이 식어감을 느끼기 시작할 즈음부터 또 다른 루틴을 하나 갖게 된다. 내 표현으로는 소극적 봉사라고 표현하는 '주기적인 헌혈'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헌혈은 '전혈'이다. 두 달에 한번 할 수 있는 헌혈이다. 올해 초 부상회복할 즈음에 찾은 헌혈의 집에서 성분헌혈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