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상고대를 감상하며, 혼자 감동에 빠지는 동안, 지척에 있는 예빈산 정상인 직녀봉에 당도한다. 반절이나 잘려나간 정상석을 보는 마음이 아프다. 누가 이런 만행을 저질렀는지... 간단히 사진 한 장 찍고, 계속해서 나아간다. 멋진 소나무 보호송을 지나 편한 산길을 돌며 예봉산을 향한다. 트랭글 상의 율리봉은 인지하지 못하고, 발자국이 나있는 길을 따라 계단을 오르고 곧바로 예봉산 정상에 들어선다. 강우레이다기지와 함께 자리하고 있는 예봉산은 접근성이 좋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아직 갈길이 멀다. 다시 적갑산을 향해 길을 나선다. 얼마 가지 않아 트랭글 알림음이 철문봉임을 가리키며 울어준다. 역시나 정상석은 없다. 뒤이어 활짝 열린 활공장이 펼쳐진다. 눈이 환해진다. 잠깐의 심호흡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