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섬산행 3일째 날이 밝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장승포항 동백섬 지심도 터미널로 향한다. 장승포항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이라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 8시 30분 첫배를 타려고 서둘러 갔는데, 좀 이르게 갔더니 터미널 매표소를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터미널 앞 식당에 들러 복국에 소주 한잔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한다.
산행코스(4km, 산행시간 2시간, 등산칼로리 884kcal)
: 지심도 선착장-마끝 전망대-발전소-탄약고-포진지-옛분교-해맞이 전망대(블랙야크 인증지)-해안선 전망대-샛끝 전망대-서치라이트 보관소-지심도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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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정도 달려서 지심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가족단위 여행객들도 눈에 띄지만, 낚시꾼들이 많이 보인다. 지심도 안내도를 보고, 번호 순서대로 우측부터 여행을 시작한다. 초반의 계단을 올라 선착장을 뒤돌아 보는 모습이 의외로 꽤나 인상적이다. 몇 군데의 식당을 지나 마끝전망대로 나아간다. 이곳에도 철 모르는 동백꽃이 한 두 송이 보인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요즘 자주 보게 되어 씁쓸해진다.
마끝전망대에서 바다 조망을 즐겨보고, 사진 속에 멋진 전경을 담는다. 다시 식당까지 돌아와서 우측 편으로 해서 포진지 방향으로 향한다. 일본의 대륙 진출의 병참기지 역할을 했던 슬픈 역사를 간직한 지심도. 포진지에서도 발전소에서도 또한 탄약고에서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아픈 마음을 달래며, 천천히 다음 코스로 이동한다.
해맞이 전망대에 들어선다. 이곳에 블랙야크 인증포인트인 손가락 하트 조형물이 있다. 모처럼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어 포즈를 취해본다. 해맞이 전망대에서 바다를 내려보고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한결 여유로워지는 산책길이다. 지심도는 동백꽃이 유명한 섬이다. 특히나 해맞이 전망대부터 샛끝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길은 동백터널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른 봄에 와서 동백을 즐길 수 있다면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을 텐데.
일본군이 활용한 방향지시석을 지나, 욱일기 게양대를 만난다. 또다시 역사의 울분이 뿜어져 나온다. 다시는 서글픈 역사가 없어야 한다. 전망대에서 다시 한번 바다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 한 장을 찍고, 선착장 방면으로 향한다.
지심도의 여기저기 역사의 흔적이 묻어 있다. 서치라이트 보관소에 이어 전등소 소장 사택까지 보존되어 있다. 여유 있는 지심도 둘레길을 완주하고,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젊은 여인 모습을 한 인어상에서도 사진 한 장을 남기고, 돌아오는 배 승선시간인 10시 50분까지 남은 시간 동안 낚시하는 사람들을 여기저기 둘러본다. 언제 낚시하러 다시 한번 찾아볼 기회가 있을까? 이렇게 2박 3일의 섬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승용차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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