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섬여행 2일 차에 접어든다. 타이트한 승선시간 등으로 인해 새벽같이 기상한다. 통영항으로 이동해서, 우선 용초도행 배편과, 용초도 호두에서 진두행 배편 표를 예매한다. 7시에 출발하니, 다소 여유를 가지고 충무 김밥으로 아침 요기를 한다.
산행시간(4.52km, 산행시간 1시간 44분, 등산칼로리 573kcal)
: 용초선착장-포로수용소 유적-수동산 정상-공동묘지-호두선착장
40여 분간 배를 타고 이동해 용초선착장에 내린다. 바로 전면에 보이는 산이 수동산이다. 마을 가운데를 가로질러 임도를 따라 오르면,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수동산 등산로와 만난다. 사람의 손길이 별로 닿은 것 같지 않은 투박한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면, 별도의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포로수용소 유적지가 군데군데 보인다. 말뚝에 이정표 모양으로 정상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 주고 있다. 포로수용소 유적지라도 제대로 개발하고, 관리해 준다면 그나마 괜찮은 등산코스가 될 텐데 아쉬움이 크다.
평이한 코스의 길이 계속 이어진다. 여기저기 둘레길을 걸어본다. 황금바위 쪽으로도 한참을 걸어보다 다시 되돌아온다. 시간이 여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놀멍쉬멍 하면서 올라갔는데도, 배에서 내리고 한 시간 정도 만에 수동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석은 없다. 큰 나무에 '수동산'이라고 적힌 팻말을 매달아 놓은 게 전부이다. 조망도 없고 앞뒤로도 볼 게 전혀 없다. 한 장의 사진 뒤에는 바로 출발하는 일 외에는 할 게 없다.
전체적으로 평이한 등산로이긴 하지만, 반대편 호두선착장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은 다소 험하다 할 수 있다. 등산로 정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가파른 내리막을 조심하며 내려간다. 공동묘지를 지나고, 미끄러운 내리막을 내려간다. 아무 탈없이 호두선착장에 내려선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한산도로 가는 배의 승선시간이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매점에 들러, 라면과 소맥으로 시간을 때운다.
호두선착장 맞은편에 위치한 폭풍의 언덕으로 향해 멋진 바위와 바다의 경치를 여유 있게 감상한다. 볼거리 없던 등산로에 비해 폭풍의 언덕은 정말 볼 게 많은 곳이라 아쉬움을 손쉽게 털어낸다. 사진도 많이 찍고, 바다의 낭만을 곱씹으며 한참을 머문다. 11시 50분 한산도 진두행 배에 승선하며, 용초도와의 첫 만남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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