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과 양구에 걸쳐 있는 사명산을 찾는다. 그리 유명하지는 않은 산이기에, 그런 유명세에 비하면 꽤나 고도가 높은 산이다. 1200 고지를 찾아 아침 일찍 선정사를 네비에 입력하고 이동한다. 선정사 옆 좁은 도로를 따라 2백여 미터를 더 올라가면 좌측 편에 사명정이라는 정자가 있고, 양 옆으로 여유 있는 주차공간이 있다. 오후에 비 예보가 있기에 서둘러 산행준비를 마치고 사명산 어게인 산행에 나선다.
산행코스(5.68km, 산행시간 3시간 21분, 등산칼로리 980kcal)
: 선정사-용수암-정상-원점회귀
용수암 옆 등산로 입구에 서본다. 역시나 이곳엔 철문이 설치돼 있다. 필요시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등산로 양 옆이 송이 채취구역이라 불법채취자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클 것이리라. 너덜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또 다른 철문이 나온다. 평상시에는 항상 열려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소 습한 날씨를 견디며 오르면 임도와 만나는 지점이 나온다.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 구간이 시작된다고 보면 맞을 듯하다. 정상까지는 1.9km라는 이정표를 보며 심호흡을 한번 해 준다.
흡사 명지산의 오르막을 오르는 그런 기분이 드는 코스이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오르막에 숨이 턱에 차 온다. 잔뜩 흐린 날씨에 기온은 높지 않은데 땀이 그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가다 쉬다를 반복하게 된다. 능선길에 접어들 때까지는 특별하게 조망이 트이는 곳이 없기에 참고 오르기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나마 녹색의 자연 속을 걷는다는 점이 위안이 된다. 다른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목재/철재 계단이 없다. 자연의 돌계단뿐이다. 드디어 정상 언저리에 있는 능선에 선다. 정상까지 5백 미터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갑다.
능선 초입에서 정상까지 가는 길은 너무나 수월하다. 한숨을 돌리며 여유 있게 갈 수 있다. 다만, 한두 방울씩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여유를 만끽할 수 없다. 정상에 들어선다. 시야가 뿌연 탓에 파로호와 소양호의 조망을 즐기지 못한다. 짧게 인증 사진을 담고, 하산을 서두른다. 비가 들이치기 시작한다. 일기예보보다 더 빠르게 비에 노출된다. 쉴 틈 없이 속도를 내 원점으로 무사히 돌아온다.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가 된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소양댐 근처 닭갈비촌으로 이동해 우중산행의 피로를 풀기 위한 짧은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이런 기분이 바로 등산의 낙이지! 행복이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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