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더울 때만 찾았던 산이라 기억 속에서 그 어느 험한 산보다 힘들다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 산이 바로 주왕산이다. 그렇게 볼거리도 많고, 산행도 수월하다고 할 수 있는 산인데도 말이다. 만추의 날씨와 함께 주왕산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호젓하게 친구들과 출발을 한다. 자차를 이용한 산행이기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속살까지 경험해 보리라 다짐하며 산행에 나선다.
산행코스(12.8km, 산행시간 5시간 4분, 등산칼로리 2,296kcal)
: 주왕산 국립공원 주차장-대전사-전망대-정상(주봉)-칼등고개 갈림길-후리메기 삼거리-후리메기 입구-용연폭포-절구폭포-용추폭포-학소대-대전사-주왕산 국립공원 주차장
주왕산의 고장 청송은 한창 사과의 시기이다. 지나가는 곳마다 꿀사과들이 넘쳐난다. 주왕산 국립공원 주차장에 한창 기다린 끝에 주차비 5천 원 선불을 지불하고 무사히 주차를 한다. 부지런히 상가 지구를 지나며 이곳저곳 먹거리를 시식한다. 사과 이외에 땅콩도 맛나고, 사과막걸리가 또한 이목을 끈다. 주왕산의 핫스팟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대전사에 도착한다. 멋진 기암을 배경으로 또 한 장의 사진을 남긴다. 용추폭포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관광객들과 반대편 주봉 가는 길로 접어든다. 본격적인 산행시작이다.
단풍이 다소 이르긴 하지만, 가을 분위기는 물씬 풍긴다. 가을을 느끼며 걷는 길이라 힘이 거의 들지 않는다. 전망대에 올라 다시 한번 기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계속해서 오름을 이어간다. 군데군데 원색의 단풍잎도 즐기며 또다시 전망대와 마주한다. 반대편 장군봉에는 언제 한번 가 볼 수 있을까? 이런저런 근심을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잊고 걷다 보니, 어느새 주왕산 정상인 주봉이다. 북한산 백운대 보다 낮은 7백 미터급 봉우리이다. 이렇게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산을 왜 그렇게 힘들다는 기억으로 뒤덮이게 했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역시나 날씨가 한몫 단단히 한다는 가르침이라 할 수 있다.
아직 부족한 단풍이지만, 칼등바위 구간에 접어들면서는 자주 울긋불긋 단풍들이 얼굴을 내밀어 준다. 후리메기 삼거리로 향하다, 한쪽 공간에서 자리를 잡고 간식 타임을 갖는다. 대전사 입구 상가에서 구입한 사과 막걸리를 한 잔씩 음미해 본다. 맛이 기대 이상으로 괜찮다. 휴식을 취한 만큼 다시 힘을 내, 걷는 발걸음에 속도를 더한다. 후리메기 입구에서 우측 용연폭포 방향으로 향한다. 환상적인 용연폭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2단 폭포의 위용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일방통행 길이다. 위쪽 길로 가서, 폭포를 내려보고, 아래쪽 길로 내려와서 되돌아 걸어가며 폭포를 올려다보는 코스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멋진 모습을 배경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고 있다.
후리메기 입구로 되돌아와서, 대전사 방향으로 하산을 이어 나간다. 곧이어 나타나는 절구폭포 이정표를 따라 걷는다. 절구폭포 또한 운치가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안 보고 지났으면 후회할 뻔한 모습이다. 주왕산 세 번째 방문만에 처음 맛보게 되는 절구폭포의 모습이다. 용연폭포에 이어 절구폭포까지 감동을 한 아름 안고, 용추폭포를 향한다. 주왕산의 최고의 핫스팟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역시나 이곳에 많은 이들이 절경을 즐기고 있다. 자연의 신비를 흠뻑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여기저기 여유 있게 사진 속에 담는다.
용추폭포를 관람하게 되면 그다음은 거의 산행의 마무리라 할 수 있다. 절벽 위의 멋진 학소대를 지나면, 고릴라 형상(?)을 닮은 시루봉과 만나게 된다. 하나하나가 한 편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무한한 감동을 품고 대전사로 내려선다. 대전사 담벼락에 담쟁이풀이 단풍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모습 또한 멋들어진다. 새로운 주왕산의 모습을 만나게 된 감흥을 안고, 함께 산행을 한 친구들과 주왕산가든으로 향한다. 멋진 산행만큼, 맛난 뒤풀이로 주왕산과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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