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남도여행 마지막 날이 밝았다. 해남의 명산 달마산을 찾는다. 새벽에 날이 흐릴 거라는 일기예보를 보고, 일출 산행을 하려던 마음을 접는다. 날이 밝을 때쯤 미황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분다. 다소 쌀쌀하지만, 등산하기엔 오히려 더 괜찮은 바람이다. 짧은 코스의 산행이라, 배낭은 차에 두고, 물 한 통만 달랑 들고 기대감을 잔뜩 안고, 산행에 나선다.
산행코스(3.31km, 산행시간 2시간 11분, 등산칼로리 1,098kcal)
: 미황사 주차장-미황사-(왼쪽 편)-정상(달마봉)-문바위 삼거리-문바위-미황사 주차장
아직 이른 시간이라 역시나 산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우리 일행들의 발걸음 소리만 들려올 뿐이다.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호젓한 달마고도를 지나다, 삼거리를 만나 달마봉 방향으로 향한다. 정상까지 9백 m라는 이정표가 반갑다. 운치 있는 등로를 따라 오르다, 어느 시점부터는 급경사의 바위 구간을 만나게 된다. 그 지점을 지나야, 비로소 조망이 트이는 포인트에 이르게 된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조망을 즐긴다. 물론 여러 포즈로 바다 배경의 사진을 담는 것은 기본이다.
조망 포인트에서 급경사를 한 번만 더 치고 올라가면, 손쉽게 달마산 정상이다. 역시나 강풍이 제대로 풀고 있다. 반토막 나있는 달마봉 정상석에 마음 아파할 겨를도 없이, 인증 사진 찍기가 버거울 정도로 세차게 분다. 그래도 이곳저곳의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아낸다. 정상석이 다시 제작돼 제자리에 자리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문바위 방향으로 하산을 이어 나간다. 능선의 한쪽 편에 기가 막힌 포토 포인트 바위가 하나 있다. 그곳에서 바다를 조망하는 순간, 환상의 윤슬을 본다. 바닷물에 비치는 감동적인 빛은 예술이다. 달마산이 보내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문바위 삼거리를 만나기 전, 가파른 목재 계단 옆 바위에 로프가 내려져 있다. 올라가 보면, 또 한 번의 감동적인 거대한 바위산과 마주하게 된다. 마치 병풍과도 같은 멋진 모습이다. 빼놓지 말아야 할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문바위 삼거리에서 미황사 방향으로 향한다. 이정표에서는 미황사까지 1.13km가 남았다고 알려주고 있다. 서서히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남은 구간은 트레킹 구간이라 할 수 있다. 달마고도를 따라가는 구간이다. 혼란스럽던 마음을 더 내려놓고, 자연과 동화되려 노력한다. 단풍이 더 절정일 때 찾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테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친숙한 이름, 해남의 명산 달마산은 그렇게 풍성한 기억을 선사한다. 미황사 경내를 한 바퀴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허기가 지기 시작한다. 이미 아침식사 시간이 지나있다. 해남에 올 때마다 찾는 북일 기사식당으로 향한다. 더 풍성한 아침 백반으로 하산식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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