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아 나선 백두대간 길이다. 전북 장수의 복성이재에서 중재까지 약 16km 구간이 이번에 찾아 나선 코스이다. 엄마의 품 같은 대간길에서 또 다른 여유를 찾을 생각에 마음이 분주하다. 안내버스는 복성이재에 10시 40분경 도착한다.
산행코스(15.75km, 산행시간 4시간 59분)
: 복성이재-봉화산매봉-봉화산-무명봉-광대치-월경산-중재-지지리
춥지 않고 날씨가 맑아 다행이다. 긴 코스를 감안, 심호흡 한번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초반의 짧은 오르막을 오르면 쉽게 봉화산 매봉 정상석과 마주한다. 아담한 정상석이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이곳부터는 목재계단 양 옆으로 철쭉군락이 펼쳐진다. 봄에 오면 최고의 절경이 나올 공간이다. 늦은 가을에 철(?) 모르는 철쭉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가끔씩 보는 이런 모습에 환경문제가 심각함을 느끼곤 한다.
봉화산매봉부터 봉화산 정상까지는 능선길이지만, 오르내림이 다소 부담될 정도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철쭉 군락을 지나면, 백두대간길답게 투박한 숲길이 이어진다. 걸을 때마다 몸과 배낭을 키높이의 숲이 막아선다. 나뭇가지에 예외 없이 걸려 있는 산악회 리본을 따라 앞으로 앞으로 걸어가는 일에 집중한다. 거대한 봉화산 정상석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석 규모에 비해 글자가 작게 새겨져 있다는 느낌. 정상석 앞 벤치에 앉아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앞으로 전진한다.
봉화산 쉼터를 지나 능선을 지난다. 군데군데 억새가 마지막을 불태우는 모습이 파란 하늘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낡은 무명봉 표지판이 안쓰럽다. 백두대간 인증 포인트인 광대치에 이른다. 블랙야크 인증 포인트가 광대치엔 두 군데가 있다. 두 번째 인증 포인트는 트랭글에서는 무명산이라고 말해준다. 이곳에서 간단히 삼각김밥 하나로 출출한 속을 채운다.
힘든 코스는 다 지나 평이한 난이도의 코스에 진입한다. 월경산이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 앞에 배낭을 내리고, 우측 편 등산로를 따라 약 2백 m 정도를 오른다. 이곳이 월경산 정상이다. 드디어 트랭글이 정상 배치 알림음이 나온다. 월경산에는 초미니의 정상석이 있다. 누군가 임의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앙증맞다. 다시 되돌아와 본격 하산을 시작한다. 중재까지 내리막을 계속 이어간다. 중재 표지목도 블랙야크 인증 포인트이다. 사진 한 장 찍고 좌측 편 지지리 방향으로 향한다. 오랜만의 백두대간 산행도 무사히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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