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의 포스팅을 통해 꽤나 인상적으로 보고 있던 가평의 울업산을 찾아본다. 청평호를 내려보는 조망이 그 어느 명산 못지않다는 느낌이었는데. 산행 날짜를 일찌감치 먼저 정하고 출발하는 당일에 미세먼지 나쁨이라 살짝 걱정이 되는데...
산행코스(5.14km, 산행시간 3시간 29분)
: 청심 빌리지-제 1전망대-제 2전망대-정상(신선봉)-원점회귀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보려고 한다. 잠실역 5번 출구에서 7001번 버스를 탄다. 아침 7시 50분 버스를 놓치고, 8시 45분 버스를 탄다. 약 40여분이면 도착해야 하는데, 새벽까지 내린 눈에 길이 미끄러워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청심 빌리지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 우측 편 인도를 따라 걸으면 좌측 편으로 등산로 표지판이 보인다. 쌓인 눈을 감안해 처음부터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출발한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이다. 짧은 임도 후에 만나는 계단부터 본격 등산의 시작이다. 춥지 않은 날씨 덕에 눈꽃산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다행이다. 올라가다 살짝 뒤돌아 본 청평호가 너무나 낭만적이다. 길 건너편 통일교 성전과 병원이 꽤나 웅장하게 다가온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걸으며 도착한 제1 전망대에서 다시 한번 호수를 내려본다. 사방이 온통 하얀 세상이라 그런지 더욱 운치 있다.
길이 보이지 않는 러셀 산행이지만, 험하지 않은 산이라 그런지 등로 찾기가 어렵지 않다. 맑은 날 청평호 조망이 그렇게 멋진 곳이라는데, 그런 조망을 보지 못하는 게 다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눈세상을 만나니 모든 게 상쇄된다. 울업산에는 유독 특이하고 멋진 소나무들이 많다. 그때마다 멈춰서 눈꽃 덮인 소나무에서 사진을 찍게 된다. 감동 속에 제2 전망대에 도착한다. 별 어려움은 없다.
제2 전망대부터 정상까지는 1km가 채 되지 않는다. 로프구간이 나타나며, 미끄러운 눈길과 함께 난코스라 할 수 있다. 조심조심 오른다. 정상에 큰 어려움 없이 도착한다. 정상에 데크 쉼터도 있고, 그 옆에 신선들이 쉬며 장기를 두었다는 장기판도 있고, 신선봉 정상석이 멋지게 한자로 적혀 있다. 바로 옆 돌탑사이에는 아담한 또 다른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기쁨 두 배라 할 수 있다.
하산할 때 등산로는 이미 많은 발자국들로 인해 낭만은 사라지고 있다. 그래도 멋진 나무들에 눈이 쌓인 모습과 내려보는 청평호의 설경은 봐도 봐도 만족스럽다. 행복을 가득 안고 무사히 원점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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