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담 눈꽃산행 등산코스(성판악 들머리, 관음사 날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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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 눈꽃산행 등산코스(성판악 들머리, 관음사 날머리)

백산의 산바라기 2023. 2. 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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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추진했던 한라산 백록담 등산이 악천후로 인해 통제가 되어 조우하지 못한 한라산을 다시 찾는다. 미리 일정을 잡아놓고 노심초사하며 기다린다. 다행히 날씨가 괜찮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비행기에 오른다.

산행코스(18.41km, 산행시간 6시간 35분)
: 성판악 탐방지원센터-속밭대피소-사라오름 갈림길-진달래밭 대피소-정상(백록담)-삼각봉-삼각봉 대피소-관음사 탐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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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성판악에 내리니 날씨는 좋다. 춥지도 않고 바람이 없다. 간단히 준비를 하고 진달래밭까지의 그나마 쉬운 구간을 속도를 올린다. 바닥이 다소 미끄러우나 아직은 아이젠을 안 해도 되는 구간이다. 고도가 높아지며 점점 많은 눈이 보인다. 사라오름 갈림길부터는 제법 눈이 쌓여 있어 길이 많이 미끄럽다. 조심하며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내쳐 진행한다. 따뜻한 햇빛에 많은 사람들이 일광욕을 하듯 대피소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제 아이젠을 착용할 시간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정상까지 남은 거리인 2.3km를 떠올린다.

아이젠을 하고 걸으니 확실히 눈길에서의 안정감이 높아진다. 계속되는 나무계단을 오르며 내려본 조망은 무릉도원이다 싶을 정도로 멋지다. 눈앞이 환해진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힐링을 맛본다. 계속 이어지는 조망의 축복을 맛보다 보니 힘든 줄도 모르게 정상에 이른다. 정상석 앞에는 인증사진을 찍기 위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 옆에 비켜서서 내려보는 눈 덮인 백록담이 모습은 장관이다.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인산인해를 이룬 정상에서의 시간을 길게 누리지 못하고 관음사 방향으로의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을 시작하는 지점에서부터 엄청난 눈의 왕국을 만난다. 완전 눈세상이다. 모두가 얘기하는 그런 한라산의 환상적인 눈꽃 세상이다. 여기저기 서서 사진 찍기 바쁘다. 처음 본 사람들도 자연스레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눈이 황홀경에 빠진다. 성판악으로 하산을 했다면 볼 수 없을 장관이라 두고두고 아쉬워했을 터. 눈의 축제를 여유 있게 감상하며 시간을 보낸다. 백록담을 둘러서 지켜주고 있는 북벽도 눈에 쌓인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큰 선물, 큰 축복을 받은 사이 삼각봉을 지나 삼각봉 대피소에 이르게 된다. 잠시 물 한 모금 마시고 본격 하산길에 나선다. 이제부터의 하산은 지루한(?) 너덜길의 평범한 구간이다. 산행속도를 올려본다. 미끄러지는 것만 조심하면 충분히 산행속도를 올려도 된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 한라산 코스는 길기는 무척 길다. 웬만한 대간 종주 거리만큼 되는 듯하다. 올라올 때 사라오름 갈림길에서 한번 미끄러져 넘어진 이후엔 그래도 무사히 대장정을 마치게 된다. 우리나라 최고봉의 눈꽃을 맘껏 감상한 뜻깊은 날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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