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날에 뱃살 빼기 프로젝트로 산행계획을 잡는다. 명절 연휴엔 대부분 도로 정체가 심해 근교산행으로 대체하고는 한다. 이번에는 지하철 1호선 끝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동두천의 소요산이다. 하필이면 올해 최악의 한파의 날씨와 함께 한다.
산행코스(8.19km, 산행시간 4시간 4분)
: 소요산 주차장-일주문-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나한대-정상(의상대)-샘터길 하산로-일주문-소요산 주차장
엄청난 추위에 단단히 동여매고 산행을 시작한다. 도로를 따라 일주문을 지나 한참을 걸어야 한다. 원표폭포와 원효굴을 잠깐 둘러보고, 백팔계단을 따라 올라 전망대를 둘러본다. 미끄러운 바닥을 고려해, 아이젠을 착용한다. 전망대에서 왼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자재암이다. 이곳부터 시작되는 엄청난 계단의 압박이 소요산 산행코스의 가장 난코스라 할 수 있다.
미끄러운 계단 바닥만 바라보며 한참을 조심조심 걷는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의상대 방면을 바라보는 조망을 즐긴다.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로프구간에 진입해 산행을 이어 나간다. 다시 한번 짧은 계단을 지나며 하백운대 봉우리가 보이는 지점에서부터 본격적인 눈길에 접어든다. 하백운대에 잠시 앉아 아이젠과 스패츠를 점검한다.
하백운대에서부터 정상인 의상대를 거쳐 공주봉까지는 그래도 능선으로 이어지기에 산행이 한결 수월하다. 정상석이 없는 하백운대에서부터 중백운대, 상백운대까지 눈길을 편하게 걷는다. 다만, 매서운 바람은 더 심해져 온몸을 얼어붙게 만든다. 별 조망도 없는 상중하 백운대를 거쳐 도착한 나한대에서는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의상대를 뒤로 하고 포즈를 취해 본다. 추위쯤이야 이런 풍광 속에서는 참을 수 있다.
나한대에서 정상까지는 2백 미터 거리의 지척이다. 마지막 계단을 올라 의상대에 들어선다. 예전에 100대 명산 인증할 때의 아담한 정상석은 한편에 비켜서 있고, 새로운 커다란 정상석과 마주한다. 격세지감이라고 할까? 한동안 소명을 다한 구형 정상석이 안쓰러운 기분은 나만 느끼는 감상일까? 신형 정상석과 구형 정상석에서 인증 사진을 한 장씩 찍으며 주변의 조망을 즐겨본다. 최강한파라고 하지만, 정상에서 체감하는 온도는 그나마 참을 만하다.
공주봉까지는 1.2km밖에 안되지만 추운 날씨와 미끄러운 하산길을 감안해 샘터길 하산로 방면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공주봉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가파른 내리막 눈길에 집중하느라 그런 아쉬움은 쉬이 잊게 된다. 아이젠의 고마움을 느끼는 순간이다. 오래지 않아 백팔계단 앞에 도착하고, 임도를 따라 소요산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공주봉을 못 간 아쉬움은 맛난 하산식과 하산주와 함께 채워준다. 이렇게 명절 연휴의 마지막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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