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눈꽃산행 등산코스(안성 탐방지원센터 들머리, 설천봉 날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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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눈꽃산행 등산코스(안성 탐방지원센터 들머리, 설천봉 날머리)

백산의 산바라기 2023. 1. 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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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는 눈꽃산행지를 자주 찾게 된다. 겨울엔 날씨를 보고, 어디가 적합할지 보는 재미가 있다. 안내산악회의 산행지들도 대부분 눈꽃 산행지에 맞춰져 있다. 등산에 입문한 초창기에 오매불망 그리며 드디어 찾게 되었던 덕유산의 기억을 소환해 본다.

산행코스(9.15km, 산행시간 4시간 20분)
: 안성 탐방지원센터-동엽령-백암봉-중봉-덕유평전-정상(향적봉)-설천봉-(곤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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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의 눈꽃을 허락지 않으려는 듯 전일부터 몰려든 한파로 인해, 새벽에도 영하 10도를 넘어선다. 추운 날씨를 감안해, 속옷도 입고, 핫팩, 패딩, 넥워머 등 모든 방한용품을 총동원한다. 산행시작하는 들머리부터 아이젠과 스패츠는 필수로 착용한다. 간단히 몸을 풀고, 눈길을 걷기 시작한다. 입구부터 하얀 눈의 세상이 펼쳐진다. 계곡과 폭포, 등산로가 모두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아이젠을 신지 않고는 절대 오를 수 없다.

능선인 동엽령까지 올라가는 길은 눈길에 신경 쓰다 보니 그렇게 힘이 드는 줄을 모르고 오른다. 날씨도 해가 떠서인지 시작보다는 덜 추운듯하다. 계단과 미끄러운 얼음길을 번갈아 지나 동엽령에 이른다. 여기는 바람이 아주 세다. 날아갈 것 같은 칼바람이다. 간단히 사진 한 장 찍기도 부담스럽다. 다행히 동엽령 바로 옆 넓은 데크에는 바람이 적다. 그곳에서 간단히 준비한 식사를 한다.

식사 후 진행하는 동엽령부터 백암봉을 거쳐, 중봉, 덕유평전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하얀 눈이 뒤덮인 예술작품이다. 화려한 눈꽃 향연으로 하얀 세상이 길게 펼쳐진 가운데 산객들의 행렬까지 낭만적이다. 내 눈이 화려한 선물을 받는 듯하다. 햇빛이 따사롭게 비쳐 다소 눈꽃이 잦아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 능선의 아름다움이 덜해지는 것은 아니다.

정상인 향적봉을 눈앞에 두고 맞이한 대피소. 좀 더 이른 시간에 올라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더 여유로울 텐데. 건너뛰고, 향적봉에 도착한다. 바람이 더욱 거세다. 날아갈 것 같다. 동엽령의 칼바람보다 더욱 매섭다. 많은 산객들이 인증사진을 위해 정상석 앞에서 모여 있다. 한 장의 인증사진을 위해 그렇게 힘든 산행을 견디며 올랐을 그들이다. 그간의 힘든 산행여정이  한순간에 녹아버리는...

 

추위와 매서운 바람덕에 정상에 더 오래 머물지 못하고, 설천봉으로 하산한다. 곤돌라를 타기 위해 줄을 섰는데, 대기줄이 어마어마하다. 엄청난 추위와 매서울 바람 속에 세 시간여를 버티고 드디어 곤돌라에 오른다. 이제 살았구나!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얼어붙은 몸을 녹이고, 그렇게 서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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