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진산인 팔공산을 의외로 자주 찾게 된다. 후삼국시절 우리나라 역사를 뒤바꿔 놓을 만큼 역사의 현장이 된 팔공산. 왕건과 궁예, 그리고 왕건의 신하들이었던 신숭겸을 포함한 8명의 충성심을 떠올리며 상고대를 기대하고 출발한다.
산행코스(10.02km, 산행시간 3시간 56분)
: 수태골 주차장-암벽훈련장-수태골폭포-오도재-서봉-오도재-정상(비로봉)-동봉-염불봉-동화사-씨네80 주차장
수태골 들머리, 씨네80 주차장 날머리가 안내 산악회에서 주로 가는 코스이다. 수태골에 도착해 간단히 산행준비를 하고 서둘러 출발한다. 날씨는 그나마 춥지 않아 다행이다. 암벽훈련장을 지나 수태골 폭포에 이른다. 수량 풍부한 시원한 물줄기가 꽉 막힌 속까지 뚫어준다.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되고,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정상인 비로봉 방향이 아닌, 좌측 편 오도재 방향으로 향한다.
오도재 삼거리에서 좌측 편으로 4백 m 거리에 서봉이 있다. 계단을 연속해서 지나고 칼바람을 맞고 가다 보면, 바위들로 뒤엉킨 서봉이 나타난다.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기 힘들 정도로 바위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또 다른 정상석에는 삼성산이라고 표기돼 있다. 서봉에서 바라보는 비로봉과 동봉, 그리고 멀리 산그리메가 멋지다. 특히나 동봉 주변에 하얀 상고대가 피어 있는 모습이 멋지다.
다시 비로봉 방향으로 나아간다. 모처럼 가파른 오르막을 대하고 그 코스를 통과하면 넓은 공터 위 군부대 철탑들 속에 위치한 비로봉이 눈앞에 나타난다. 역시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엔 바람이 무척이나 세차게 분다. 손이 얼어붙을 정도의 칼바람에 정상 인증 사진 한 장 건지고는 동봉을 향해 이동을 서두른다.
동봉은 비로봉에서 지척이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동봉에 다다른다. 비로봉을 배경 삼아 정상석에서 사진도 한 장 찍는다. 멀리서 봤던 상고대도 눈앞에 펼쳐져 있다. 눈꽃보다 더 화려한 상고대를 좋아한다. 한참을 상고대를 지켜본다. 물 한 모금 마시고, 본격 하산길에 나선다.
하산할 때는 언제나 내려가는 일에만 집중한다. 어느 산이든 하산길에는 특별히 볼 것도 즐길 것도 부족하기에 단조롭지만, 아무 생각도 곁들이지 않고 발걸음에만 집중한다. 짧은 미끄러운 구간을 지나고는 더 이상 힘든 구간이 없다. 속도를 내며 동화사를 지나 씨네 80 주차장에 도착한다. 버스 승차시간이 여유가 있어 또다시 반주를 곁들인 혼자만의 뒤풀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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