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산행의 시즌인 만큼 지나간 눈꽃 산행의 기억도 이것저것 떠오르곤 한다. 유독 눈꽃 철에만 유명세를 타는 산이 있다. 바로 평창의 백덕산이다. 이맘때가 아니면 그리 인상적이거나 매력적인 산이 아니라는 특성이 있다. 백덕산을 2월에만 두 차례 다녀온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백덕산과 조우한 기억을 소환시켜 본다.
산행코스(11.07km, 산행시간 4시간 22분)
: 문재터널-헬기장1-사자산-당재-정상-헬기장2-묵골(먹골) 주차장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안내산악회 산행지라고 할 수 있는 백덕산 안내버스에 올라탄다. 다시 추워진 겨울 날씨 탓에 많이 긴장하며 새벽 산행길을 나선다. 버스를 한참을 달려 백덕산 들머리인 문재터널에 도착한다. 내리자마자 새벽에 내린 눈세상과 마주하는 아름다운 선물을 받음과 동시에 매서운 칼바람도 함께 받는다. 그래도 묵묵히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씩씩하게 산행을 시작한다. 예상보다 더 추운 날씨로 산행의 부담이 밀려오지만, 위축되지 않고 속도를 더 내본다. 사방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눈세상이 그나마 산행이 피로를 잊게 해 준다.
군데군데 멋진 뷰를 감상하며, 넥워머를 착용했다 벗었다를 반복한다. 두껍게 쌓인 눈으로 등산로는 좁아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앞사람에 대해 추월하는 것이 어렵다. 그나마 알아서 비켜주는 산객들이 고마울 뿐이지만, 유독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자기만의 저속 페이스로 산행을 지속하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뜨인다. 좀 더 배려를 하면 좋으련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눈꽃이 더 화려해진다. 여러 번 등산로 옆 깊은 눈밭에 빠지기도 하지만 멋진 흰 백의 세상 덕분에 산행이 즐겁다. 눈꽃의 화려함이 더해지면 할수록 바람도 더 매서워진다. 잠깐의 휴식도 갖지 못하고 나아갈 수밖에 없다. 휴식 한번 없이 드디어 정상에 들어선다. 편도 6킬로 미터를 걸어 정상과 조우한다. 멋진 조망과 더불어 만족감이 밀려온다. 이런 추위에도 정상에는 꽤나 많은 이들이 인증대기를 하고 있다. 한참 걸려 인증사진을 찍고는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하는 길은 거의 스키를 타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이젠을 착용했음에도 계속해서 미끄러진다. 그래도 눈밭의 미끄러짐은 느낌이 좋다. 전혀 쉬지 못하고 4시간을 넘게 산행하는데도 피곤을 못느낀다. 다만, 바람만 약간 덜 분다면 최고의 산행일텐데 하는 아쉬움 정도. 즐거운 마음으로 순식간에 날머리인 먹골 주차장에 이른다. 장비와 배낭을 간단히 정리하고, 버스로 오른다. 백덕산과의 멋진 눈꽃 조우는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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