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지산 등산코스(화려한 눈꽃산행)

100대명산

민주지산 등산코스(화려한 눈꽃산행)

백산의 산바라기 2023. 2.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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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눈꽃산행의 성지로 몇 군데를 꼽긴 하지만, 눈 내릴 때 제대로만 타이밍이 맞는다면 어디든 성지가 될 수 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민주지산에서 눈꽃의 향연을 경험한다. 이렇게 눈꽃이 멋질 수가 있구나 하는 소중한 추억을 바로 민주지산에서 만든다.

산행코스(13.26km, 산행시간 5시간 30분)
: 물한리 계곡 주차장-황룡사-정상-석기봉-활용사-물한리 계곡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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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출발해 고속도로 IC에서 빠져나와 물한리 계곡 주차장까지 가는 길 내내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 운전하며 가는 도로도 다소 미끄럽다. 조심하며 조심하며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에는 눈이 더 많이 내린다. 드디어 화려한 눈꽃을 보게 된다는 기대와 산행 후 돌아오는 눈길운전의 불안감을 안고 산행을 시작한다.

출발지점부터 계속되는 환상적인 눈꽃이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걷는 걸음은 더욱 신이 난다. 산행객은 눈소식으로 인해 엄청 많아진듯하다. 산행속도를 내기 힘든 상황이다. 정상까지 가는 코스는 거의 계속되는 단조로운 오르막이다. 눈이 없다면 지루하고 숨도 차고 할 텐데, 눈꽃의 화려함을 간직하며 걷는 길이라 힘든 걸 느낄 겨를이 없다.

정상 직전의 쪽새골 삼거리에 이르자 이미 눈꽃은 예술로 승화한다. 입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드디어 그토록 보고 싶던 눈꽃의 향연을 경험하는 순간이다. 정상에 들어서자 사방에 새하얀 눈세상이 오롯이 내 눈에 꽉 차게 펼쳐진다. 이런 진풍경을 또 언제 본 적이 있었던가? 쉴 새 없이 사진에 담는다. 정상에서의 칼바람도 개의치 않는다.

정상에서 인증을 마치고, 각호산 방향으로 약 3백여 미터 아래 대피소를 찾는다. 준비한 식사를 간단히 하며, 오늘의 눈꽃에 대한 감동을 되새긴다. 맛난 식사를 끝내고 다시 눈세상으로 나온다. 정상을 다시 지나, 원점으로 회귀할 것인지 아니면 석기봉을 돌아 삼도봉까지 가서 내려갈 것인지 고민하다 결국 한 바퀴 돌기로 한다. 내딛는 길이 모두 예술이다 눈 속에 내가 있고, 내 눈 속에 눈이 있다. 모두가 시인이 된다. 석기봉에 이르러서는 또 한 번 절경에 감탄한다. 민주지산의 완전한 속살을 보는 것 같은 감동이다.

너무나 환상적인 풍경의 감동을 느낀터라, 굳이 삼도봉까지 나아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 석기봉을 더 즐기고, 천천히 원점으로 하산을 하기로 한다. 이 느낌, 이 감동을 지속하고 싶어 속도를 늦추며 천천히 천천히 내려간다. 물한리 계곡 방향의 내리막은 꽤나 미끄럽다. 아이젠을 착용했음에도 여러 차례 미끄러진다. 최고의 감동을 안고, 물한리 계곡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미 건조한 날씨에 도로의 눈은 모두 녹아 있다. 귀경하는 운전길에 부담도 없게 되었으니 이건 행운이다. 하산식은 구수한 청국장 정식이다. 따뜻하게 속을 달래준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민주지산의 눈꽃산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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