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눈산행을 경험한 평창의 백덕산에 정확히 1년 만에 다시 찾는다. 이번에도 물론 눈예보를 믿고, 다시금 그 멋진 모습을 기대하며 아침 일찍 출발한다.
산행코스(14.48km, 산행시간 5시간 25분)
: 문재터널-헬기장-당재-먹골삼거리-정상-먹골삼거리-운교리 먹골마을
이번에도 안내 버스를 타고 문재터널에 도착한다. 일기예보를 보고 찾았지만, 이게 웬일일가? 들머리에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실망스러운 마음을 안고 산행을 시작한다. 전형적인 육산인 백덕산엔 잔설이 더러 보일뿐 오히려 군데군데 먼지가 폴폴 나는 상황이다. 험하지는 않지만 계속되는 오르막을 거쳐 헬기장에 도착한다. 멀리 시야도 썩 좋지는 않다. 따뜻한 날씨로 겉옷을 벗는다. 고개를 들어 정상 봉우리를 올려다보니 새하얀 상고대가 눈에 띈다. 아싸! 조으다. 기대가 된다.
좁은 등로를 따라 평속으로 쉬지 않고 걷는다. 어느새부턴가 상고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눈꽃 대신 상고대라면, 어쨌든 멋지다. 사진을 여러 장 연속해서 찍는다. 아름다운 상고대를 감상하는 동안 어느새 먹골 삼거리에 이른다. 백덕산에서 가장 유명한 일명 '서울대 나무'는 볼 때마다 어쩜 저리 만들어졌을까 신기할 뿐이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5백 미터 안쪽이다. 그 길은 상고대의 연속이다. 환상적인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만, 이 장관을 온전히 담아내지는 못한다. 그런 아쉬움은 눈으로 담으며, 천천히 정상에 오른다. 다소 좁은 백덕산 정상부에는 눈꽃산행을 기대하고 나왔을 산꾼들이 여전히 많이 보인다. 정상석과 함께 인증사진을 찍고, 사방의 멋진 상고대를 마음속에 담는다.
다시 하산이다. 먹골 삼거리에서 준비한 식사를 하고, 먹골 방향으로 진행한다. 양지바른 탐방로라 그런지 바싹 마른 길에 먼지가 많이 일어난다. 임도가 나올 때까지 힘들이지 않고 내려간다. 임도와 만나는 등산로에 빙판이 펼쳐진 게 보여 이정표 무시하고 임도로 진행하다가 잠깐의 알바를 하고 이정표를 따라 정상 루트로 돌아온다. 미끄러운 등로를 따라 특별히 더 조심하며 날머리에 주차돼 있는 버스로 시간 맞춰 도착한다. 지난번 눈꽃과 이번의 상고대중에 어느 게 더 기억에 많이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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