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쉬지 않고 찾다 보면, 철이 아닌 날씨를 맞을 때가 종종 있다. 특히나 따뜻한 봄에 맞이하게 되는 한파나 폭설은 꽤나 당황스러운 상황이 된다. 몇 년 전에 주흘산을 찾을 때가 정확히 그럴 때였다. 따뜻한 봄날씨에 약간의 봄비를 예상하고 간 산행이었는데...
산행코스(14.09km, 산행시간 5시간 28분, 등산칼로리 1,308.7kcal)
: 문경새재 주차장-제1관문-여궁폭포-대궐샘-주봉-영봉-제2관문-문경새재 주차장
문경새재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예보와는 다르게 날씨가 맑다. 어쨌든 다행이다. 비 소식이 있을 듯하니,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다. 매번 가던 그 길로 다시 한번 더 진행한다. 여궁폭포 방향으로 오른다. 확실히 여궁폭포는 규모는 크지 않으나, 사진이 유독 잘 나오는 곳이다. 주변에 산수유 꽃도 예쁘게 보이고, 완연한 봄이다. 계속되는 오르막이지만 날씨는 등산하기 딱 좋아서 힘든 줄을 모른다.
주흘산의 최대의 난코스는 능선길에 진입하기 전, 대궐샘부터 이어지는 끝도 없는 나무계단이 아닐까? 대궐샘에서 잠깐 쉬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른다. 그런데, 이곳 대궐샘부터 봄이 어디로 가고, 겨울이다. 눈꽃이 활짝 피어 있다. 대궐샘 이전까지는 봄이던 날씨가 이럴 수가! 겉옷을 꺼내 입는다.
멋진 포인트 존에서 사진을 찍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걸으니, 어느새 주흘산 주봉에 도착한다. 흐린 날씨로 조망은 좋지 않지만, 눈과 하나 된 정상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쌀쌀한 날씨로 인해 휴식을 여유 있게 갖지 못하고 아쉽게도 곧바로 주흘산 영봉으로 진행해야 한다.
주봉에서 영봉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에서의 눈꽃 세상이 환상적이다. 산행하는 사람들 모두 탄성을 질러대기 바쁘다. 자주 본 풍경이긴 하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너무 행복하고 산행하는 보람을 느낀다. 3월 말에 보는 눈꽃, 이건 행복 그 자체이다.
주봉에 비해 영봉은 높이만 높지, 정상의 규모는 보잘것없다. 조망이 열려 둘러볼 수 있다는 것에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다만, 조망이 열리다 보니, 주봉보다 바람도 더 세차다는 게 걸림돌이다. 출출한 속을 간단히 간식으로 채우고, 제2관문 방향으로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영봉에서 내려서는 순간부터 눈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바로 옆길임에도 이렇게 다른 게 신기하기만 하다. 영봉에서 제2관문 방향 하산길은 완연한 봄이다. 따뜻하기까지 한 날씨에 계곡을 따라 긴 코스를 여유 있게 내려간다. 계곡이 수량도 풍부하고, 그 시원한 기운이 내 몸을 휘감고 들어온다.
제2관문부터 주차장까지는 넓은 신작로이지만, 거리가 4.5km로 꽤나 길다. 속도를 올리지 않고 여유 있게 내려간다. 봄날에 맛본 감동의 눈꽃 산행이 무사히 마무리된다. 문경새재 주차장에 도착해, 등산장비를 점검하고, 서둘러 서울로 돌아와 멋진 뒤풀이를 성대하게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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