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강진) 주작산, 덕룡산 진달래 종주 등산코스(소석문 들머리, 오소재 날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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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강진) 주작산, 덕룡산 진달래 종주 등산코스(소석문 들머리, 오소재 날머리)

백산의 산바라기 2023. 4.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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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던 산행코스. 다시는 안 오겠다는 다짐을 수도 없이 하곤 했던 그 코스는 꽃피는 봄날이 되면, 어김없이 리셋되고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바로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와 철쭉이 마음을 흔들기 때문이다. 바로 주작산, 덕룡산 종주산행 코스를 말한다.

산행코스(12.03km, 산행시간 8시간 12분, 등산칼로리 1,494.4kcal)
: 소석문-덕룡산 동봉-덕룡산 서봉-주작덕룡봉-작천소령-주작공룡능선-오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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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산, 덕룡산 종주를 위해서는 원거리 이동으로 인해 무박산행을 할 수밖에 없다. 밤 11시 30분에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내려간다. 새벽 4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들머리인 소석문에 도착한다. 간단히 산행준비를 끝내고,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초반부터 산행 컨디션이 좋지 않아, 힘든 코스에 완주가 가능할까 의구심이 든다.

 

 

초반의 힘든 오르막 구간을 지나고부터는 역시나 산행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어둠 속에 조금씩 보이는 분홍빛의 진달래를 감상하고, 곧이어 멀리 일출은 맞이한다. 능선에서 맞이하는 덕룡산의 일출은 볼 때마다 감동에 빠진다. 나의 일상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달라고 주문을 외운다.

 

 

덕룡산엔 진달래 천지다. 이 장관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많은 인파로 인해 자연스럽게 산행속도도 느려진다. 암릉과 진달래를 여유 있게 즐기면 된다. 계속해서 오르내리는 암릉이 쉽지는 않다. 그나마 눈이 진달래로 인해 호강을 하니 견딜만하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덕룡산 정산인 동봉이 나타난다. 예외 없이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측면에서 간단히 한 장 찍고 계속해서 산행을 이어 나간다.

 

 

덕룡산 동봉에서 이어지는 서봉 방향을 바라보고 선다. 군데군데 진달래가 핑크빛 자태를 계속해서 뽐내고 있다. 서봉까지는 오히려 힘이 덜 든다.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 그런 느낌이 드는 듯도 하다. 그나마 서봉엔 인증 대기줄이 별로 없다. 다행이다. 여유 있게 서봉에서 휴식을 즐기고 다시 또 나아간다. 이제부터가 진짜배기 산행코스라 할 수 있다. 정상을 찍은 안도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 힘들어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더 가파른 암릉을 오르내린다. 더 힘들어지는 시기라 지천에 깔린 화려한 진달래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계속해서 수분과 당을 보충해 가며 꾸역꾸역 가다 보니 어느새 주작덕룡봉 정상석에 선다. 정상석에는 주작산이라 표기돼 있다. 저 아래 종주코스의 하이라이트인 주작산 공룡능선이 그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주작덕룡봉은 덕룡산의 암릉 마지막에 자리 잡고 있어서 이어지는 코스는 평이한 하산코스이다. 지친 다리에 부담을 줄여주며, 작천소령에 도착한다. 이곳이 주작산, 덕룡산 종주산행하는 사람들의 식사장소로 애용되는 곳이다. 별로 식욕이 없어 도너스 하나로 때운다.

 

마지막 남은 힘을 집중한다. 힘든 길을 계속해서 이어 나간다. 덕룡산 산행보다 두 배는 더 힘든 코스라 할 수 있다. 누가 그랬던가? 설악산의 공룡능선보다도 주작산, 덕룡산 종주가 더 힘이 든다고. 그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가도 가도 계속되는 암릉이 몇 십 개는 된다고 하는데, 세지 않아서 얼마나 더 암릉을 오르내려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로프 코스도 여러 번 지나야 하고, 뾰족한 바위에 몇 번이나 부딪히기도 한다. 8시간을 훌쩍 넘겨, 드디어 오소재에 도착한다.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주작산, 덕룡산 종주코스를 완주하게 된다.

 

 

힘든 산행으로 고생한 나를 위로하고, 완주를 자축하는 하산식의 메뉴는 백반정식이다. 남도에 왔으면 한정식이 기본이다. 전라도의 향기를 먹고, 향기를 마시며 하루를 마감한다. 매년 이 맘때가 되면 그렇게 힘들었던 기억이 다시 리셋되겠지? 또 언제 다시 찾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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