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좋고, 공기도 맑은 상쾌한 봄날이건만, 몸 컨디션이 좋지는 않다. 이러할 때는 크게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 원정산행은 취소하고, 친구들과 가까운 수원 광교산의 봄을 만나러 가본다.
산행코스(8.45km, 산행시간 3시간 5분, 등산칼로리 954kcal)
: 반딧불이 화장실-형제봉-종루봉-토끼재-정상(시루봉)-노루목 대피소-사방댐-상광교 종점
절친들과의 오랜만의 산행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반딧불이 화장실 앞에서 8시에 만난다. 간단히 준비를 마치고, 계단을 오른다. 날씨가 산행하기 딱 좋은 날이다. 익숙지 않은 무릎 테이핑과 보호대를 하고 천천히 걷는다. 푹신푹신한 광교산의 이 길이 참 친숙하고 편해서 좋다. 업다운이 별로 없는 길을 걷다 첫 번째 난코스인 가파른 나무계단과 만난다. 4백여 개의 계단을 올라 '산에서'라는 시 안내판 앞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광교산에 오면 이렇게 군데군데 산과 관련된 멋진 시를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계단을 오르고 나면 곧이어 첫 번째 봉우리인 형제봉이다. 형제봉 오르기 전, 막걸리 판매소에서 한잔을 시원학 마신다. 잔막걸리 한잔에 3천 원, 두 잔에 5천 원, 세 잔에 8천 원이란다. 형제봉 정상석 앞에서 간단히 사진 한 장 남기고, 부지런히 산행을 이어 나간다. 낭만이 있는 계단을 내려 종루봉을 향해 나아가다. 또다시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고 나면 나타나는 갈림길은 좌측 편이 종루봉이다. 이곳에 오면 나는 무조건 종루봉으로 향한다. 그곳의 정자와 그 앞의 '광교라 부른다'라는 시를 볼 수 있어서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 안내판과 마주하고, 정자 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찍는다.
종루봉에서 시루봉 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은 능선길이다. 상광교 종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토끼재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쉬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 급격히 등산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젊은 기운을 맘껏 받을 수 있어 좋다. 무릎에 전혀 이상한 기운이 없다. 정말 다행이다. 기분 좋게 광교산 정상인 시루봉에 들어선다. 이곳에도 역시 많은 이들이 머무르고 있다. 가로형인 광교산 정상석 앞에서 인증 사진 한 장을 찍고, 멀리 조망을 한번 둘러본다. 이렇게 산행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을 더욱 간절히 하게 된다.
하산길은 백운산 방향으로 가다 노루목 대피소를 지나 왼쪽 편 계단으로 향한다. 가파른 내리막 계단길이지만 역시나 광교산은 부담이 적은 편안한 길이다. 연두연두한 그 빛깔을 맘껏 감상하며, 사방댐에 내려선다. 사방댐의 커다란 잉어 떼를 보고 싶었으나, 지금은 공사 중인 모양이다. 물을 다 빼놓아서 그런 낭만은 후일을 기약해야 한다. 상광교 버스 종점까지 무사히 내려와 복장을 재정비하고, 버스에 올라탄다. 함께한 절친들과의 즐거운 뒤풀이를 위해 장안문 방향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또 멋진 하루가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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