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백운대 등산코스(첫번째 만남)

100대명산

북한산 백운대 등산코스(첫번째 만남)

백산의 산바라기 2023. 6. 6. 06:30
728x90

근교산행보다는 원거리 명산 산행 위주의 산행스타일이지만, 그래도 틈틈이 자주 찾게 되는 근교 산행지중의 하나가 바로 북한산 혹은 관악산이다. 특히나 북한산은 전혀 산과 무관한 생활을 하던 내가 처음으로 밟아본 산이고, 그날 북한산의 강한 기운을 받고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첫 번째의 운명적인 만남을 되짚어 본다.

산행코스(7.99km, 산행시간 4시간 13분, 등산칼로리 2,058kcal)
: 북한산성 탐방 지원센터-보리사-약수암쉼터-백운봉암문-정상(백운대)-백운봉암문-보리사-북한산성 탐방 지원센터

728x90

전혀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행에 나선다. 그간 짓눌러왔던 스트레스를 벗어버리고자 무작정 나선 산행이다. 코스공부도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산성 탐방센터로 향한다. 날씨도  더워 땀꽤나 쏟을 분위기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배낭을 짊어진다. 보리사 갈림길까지 수월한 길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것도 숨이 차고, 벅차기만 하다.

삼거리에서 좌측 편으로 향한다. 무조건 정상은 가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발을 옮긴다. 그 유명한 북한산의 너덜길을 터벅터벅 올라간다.  땀도 많이 흘리고,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로 힘이 들다 보니, 어떤 생각도 할 여유가 없다. 자연스레 계속 이어오던 스트레스는 멈춰 선다. 오직 걷는 일에만 집중하며 백운봉암문까지 나아간다. 물론 여러 차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걷는 길이다. 백운봉암문에서 거의 방전 상태인 기력을 조금 회복할 시간을 갖는다.

산행 초보가 오르기엔 너무나 버거운 코스라는 것을 나중에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백운봉암문부터 백운대까지의 가파르고 아찔한 암릉 구간은 그야말로 마의 구간이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만경대를 뒤로 보고, 바위에 앉아 얼음물을 마시며 피로를 잠시나마 풀어준다. 철제난간을 힘주어 잡고, 백운대까지 쉬지 않고 나아간다. 드디어 백운대에 도착한다. 저질체력이 드디어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와 첫 번째 조우한다.

한참을 백운대와 데이트를 즐기다, 기력을 조금 회복한 뒤 올라온 길 그대로 내려간다.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무사히 원점으로 돌아온다. 엄청난 만족감이 몰려온다. 북한산의 영험한 기운이 내 몸속으로 빨려 들어온 듯하다. 그게 산악인으로 가는 첫발이 된 기억이다. 북한산은 내게 최고의 명산일 수밖에 없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