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는 이들에게 설악산과 지리산은 언제나 로망이라는 이름으로 따라다닌다. 씩씩한 남성의 모습의 설악산 암릉과, 따뜻한 엄마의 품 같은 지리산 흙산의 대비는 누가 우위라고 할 것 없는 그냥 좋은 이름이다. 본격 산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맞이했던 설악산 대청봉과의 기억은 그래서 더욱 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산행코스(10.53km, 산행시간 5시간 45분, 등산칼로리 1,028kcal)
: 남설악 탐방지원센터(오색동)-정상(대청봉)-남설악 탐방지원센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설악을 품에 안을 기회가 온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산행일이 다가오고, 새벽같이 일어나 간단히 배낭을 챙기고 집결장소로 이동해 버스에 몸을 싣는다. 코스는 최단코스이지만, 또한 가장 힘든 코스일 수 있는 오색동 원점회귀 코스로 택한다. 들머리에 도착해 몸을 풀고, 산행을 시작한다.
오색동 코스는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아주 단조로운 오르막만 오래 계속되는 난이도가 꽤나 높은 곳이라 할 수 있다. 푸른 자연과 시원한 바람이 그나마 힘겨움 속에 산행하며 흘리는 땀을 식혀 준다. 일행들과 보폭을 맞춰 가며, 가끔씩 대화도 해 가며 부지런히 대청봉을 향해 간다. 가도 가도 끝이 없던 산행에도 결국엔 정상이 길을 내어 준다.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는 거의 보기 힘들던 조망이 한꺼번에 확 트인다. 넓게 펼쳐진 대청봉에서의 조망이 오전까지 내렸던 비로 미세먼지가 쓸려 나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여준다. 말로 표현 못할 감흥을 잠시나마 인증 사진으로 대체한다. 여기저기 사진 속에 멋진 풍광을 담고 나서야 준비한 식사를 한 편에 모여서 한다.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다 한 번쯤은 경험했을 산에서의 식사는 풍성한 임금 수라상이 따로 없다.
충분히 식사를 즐기고, 아쉬운 하산길을 나선다. 올라온 그 지루했던 오르막으로 다시 내려간다. 다리가 풀린 상태에서의 하산은 더욱 쉽지 않은 길이다. 설악폭포를 지나 다시 오색동 입구까지 나아간다. 지루하지만, 그러면서도 상쾌하고 푸르른 기운을 듬뿍 심어주는 설악산 산행이다. 모처럼 힘든 산행 후라 온몸이 뻐근하지만, 행복한 기분은 떠날 줄 모른다. 뒤풀이는 더욱 화려하게 설악산의 피날레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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