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담 등산코스(관음사 탐방센터 들머리, 성판악 탐방센터 날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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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 등산코스(관음사 탐방센터 들머리, 성판악 탐방센터 날머리)

백산의 산바라기 2023. 6. 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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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산이라고 해도 또한 사계절의 모습이 각각 다르다. 그래서 최소한 각각의 계절에 한 번씩은 찾아야 그 본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등산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우리나라 최고봉인 한라산 백록담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다소 더운 초여름에 바다 건너 제주로 향한다.

산행코스(18.23km, 산행시간 6시간 11분, 등산칼로리 1,541kcal)
: 관음사 탐방지원센터-개미등-삼각봉 대피소-정상(백록담)-진달래밭 대피소-사라오름 입구-속밭 대피소-성판악 탐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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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의 들머리는 관음사 탐방지원센터이다. 그렇다면 날머리는 자연스럽게 성판악이 된다. 조금이라도 한라산의 다양한 모습을 눈에 담고 싶다는 생각으로 더위속에도 산행을 시작한다. 탐방로 양쪽으로 자연 숲이 만들어져 그늘이 되니 그나마 더위가 덜어진다. 등산로 초입의 화강암 돌길도 남다른 편안함을 준다. 속도는 줄이고, 여기저기 한라산을 살피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군데군데 데크계단, 이정표 거기에 코스 설명판까지 한라산의 탐방로는 잘 관리돼 있다. 어차피 정상까지는 외길이라 초보라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코스 설명판에 나오듯 쉬운 코스 이후에 난이도가 있는 오르막 코스, 그리고 보통의 편안한 코스가 연이어 나타난다. 두세 번의 깔딱 고개를 넘어서면 백록담의 위용이 시야에 보이면서 장관이 펼쳐진다.

돌계단과 데크길을 지나가면서 시야가 환해진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이어서 조망이 멀리까지 뻥 뚫린다. 가까이에 운무까지 더해져 최고의 뷰를 선사한다. 사진에 환상적인 모습을 담기 바쁜 산객들, 나도 그 속에 들어간다. 다만 철 지난 철쭉으로 해서 꽃밭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해 본다. 가까이 보이는 정상을 향해 마지막 스퍼트를 해본다.

드디어 민족의 영산, 한라산의 백록담과 조우한다.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평일임에도 산객이 많은 게 한라산이다. 정상석 앞에 길게 대기줄이 늘어서 있다. 나도 우선 그 줄에 서 본다. 한참을 기다려 인증사진을 한 장 찍고, 그제서야 여기저기 둘러보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 민족의 자존심인 한라산의 백록담을 화창한 날씨와 깨끗한 시야 속에 맛보는 최상의 조건이다. 거기에 눈을 호강시키는 화려한 운해까지. 한동안 그 격한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간단히 준비한 식사를 마치고, 하산을 시작한다. 성판악으로 가는 하산길은 관음사로 가는 길보다 조금은 더 길다. 오를 때와는 달리 하산길은 속도를 내기 좋다. 숲길로 조망이 없어지고 부터는 오를 때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두 개의 대피소를 지날 때까지도 쉬지 않고 내려간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이 어느새 끝이 보이고, 성판악에 드디어 도착한다. 길었던 산행은 이렇게 격한 감동을 선사하고 끝을 맺는다. 잠을 쉽게 이룰 수 없는 밤이다. 자축의 뒤풀이와 함께 그 진한 감동의 여운을 붙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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