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덕항산 등산코스(하사미동 들머리, 환선굴 주차장 날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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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덕항산 등산코스(하사미동 들머리, 환선굴 주차장 날머리)

백산의 산바라기 2023. 7. 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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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게 일상을 탈출하고 싶어, 홀로 안내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이런 순간이 좋다. 모든 시공간이 오로지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지점이다.

산행코스(9.88km, 산행시간 4시간 15분)
: 하사미동-예수원-구부시령-덕항산 정상-지각산(환선봉)-자암재-환선굴-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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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비예보가 있음에도 집에서 나왔지만, 버스 탈 때부터 세차게 비가 뿌린다. 다행히 우비를 챙겼지만, 불안 불안하다. 들머리에 이를 때쯤 날은 다행히 개어 있다. 그래도 습도가 아주 높은 날씨라 고생이 예감된다. 부지런히 출발한다. 원시림에 가까운 울창한 숲이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습한 날씨로 땀은 많이 나지만, 구부시령까지는 쉬운 코스로 인해 쉬임 없이 나아간다.

구부시령, 백두대간 인증포인트이다. 아홉 명의 지아비를 모셨다는 박복한 여인네를 가리키는 구부시령. 사진 한 장을 찍고 바로 산행을 이어나간다. 크게 어려움 없이 댓재와 갈림길까지 이른다. 일행 중 선두에 섰던 사람이 여기서 직진을 해 버리는 바람에 많은 이들이 본의 아니게 가파른 길에 알바를 하고. 편한 산행에 이 정도 추가는 기본일 거라고 자위해 본다. 왕복 1km가량의 힘든 알바 후 정상궤도를 찾아 정상을 향해 간다.

덕항산의 정상은 일반적인 다른 산들과 다르다. 정상이라기보다는 넘어가는 '재'에 가깝다. 정상석도 없는 곳에서 표지목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고. 10여분을 더 나아가 쉼터에서 간단한 간식을 섭취한다. 다시 채비하고, 지각산을 향해 나아간다. 가는 길에 야생화들이 많이 눈에 띈다. 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나이가 든 것이라든가? 어렵지 않게 지각산 환선봉에 이른다. 높이도 덕항산 정상보다 높은 데다가 번듯한 정상석도 자리하고 있다.

지각산 이후부터 자암재까지도 편한 능선길이다. 덜 인공적인 등로라서인지 더욱 친밀감도 들고 편안함을 준다. 자암재에 이르면, 다시 한번 인증 타임. 이곳도 백두대간 인증포인트이다. 이제부터 환선굴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가파른 전형적인 육산. 전일 내린 비로 등로가 많이 미끄럽다. 중간중간 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다. 거기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흡사 중국 장가계를 보는 듯 신비한 모습이다. 많은 땀을 흘리면서, 가파른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약 10km에 이르는 산행이 무탈하게 마무리된다.

아쉽게도 환선굴이 휴무라서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아 있다. 허기진 배를 채울 게 없다. 더군다나 하산주를 하지 못하는 맘이 더 아프다. 할 수 없이 간단히 씻고 환복 한 후 버스에 오른다. 결국 집 근처에 와서 친숙한 메뉴로 혼밥, 혼술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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