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꾼이 아닌 일반인들도 자주 찾는 산이 서울의 청계산이다. 본격적으로 산에 빠지기 전에도 직장에서의 단합대회 명목의 행사로 가끔씩 찾던 곳이 청계산이라 친숙한 이름이다. 계단의 압박을 제외하면 크게 인상적인 코스가 없기에 그렇게 산꾼들이 좋아하는 곳은 아니지만, 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젊은이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청계산의 또 다른 매력일 수 있다.
산행코스(6.08km, 산행시간 2시간 38분, 등산칼로리 790kcal)
: 청계산입구역-원터골입구-진달래능선-특전용사 충혼비-돌문바위-매바위-정상(매봉)-매바위-돌문바위-원터골입구(갈림길에서 우측 편)
근교 산행지 중에 가장 친숙한 이름이면서 가장 찾지 않게 되는 곳이 청계산인듯하다. 정말 오랜만에 찾는다. 폭염의 날씨를 고려해서 무난한 코스와 짧은 거리를 찾다 보니, 딱 맞는 곳이 청계산이다. 청계산입구역에서 일행들과 만난 뒤 원터콜 입구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올 때마다 느끼지만 사람이 참 많이도 찾는 곳이다. 천천히 원터골 계곡을 지나 우측 편 진달래 능선으로 접어든다.
진달래 능선으로 향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코스가 아니라서일까? 다소 가파른 오르막을 여유 있게 오른다. 짧게 오르며 만나는 진달래 능선이 반갑다. 봄철에 진달래가 만개했을 때 꽤나 볼만한 구간인데, 지금은 특별히 볼거리는 없다. 진달래능선 안내판에서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 쉼 없이 계속 나아간다. 청계산 어느 구간을 가더라도 그리 험한 곳은 없기에 마음 편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옥녀봉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이 더운 날에 특별히 옥녀봉을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어차피 정상석도 없는 곳이기에 더욱 그렇다. 드디어 계단지옥과 만난다. 정확히는 몇 개인지 모르겠지만, 1400여 개쯤 되는 듯하다. 각 계단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끝을 확인하지 못해 아쉽다. 넓은 헬기장을 만나 그곳에서 간단히 준비한 간식을 섭취한다. 이제 정상까지는 코앞이다.
돌문바위를 지나며, 생각나는 게 있어 세 번을 돈다. 올해 고3인 딸아이의 원하는 학교로의 진학을 간절히 기원해 본다. 돌문바위를 지나면 매바위와 만날 수 있다. 바위에 자리 잡은 정상석이며, 전면이 확 뚫린 조망 하며 청계산에서 가장 멋진 곳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다만, 흐린 날씨로 이번엔 멋진 조망을 볼 수 없음이 아쉽다. 사진 한 장을 서둘러 찍고 정상인 매봉에 오른다. 역시나 사람이 많기는 많다. 정상석 인증사진을 찍기 위한 대기줄에 섞여서 기다리다가 한 장 찍는다. 매번 측면에서 셀카 정도에 만족했기에 이번엔 제대로 한 장 찍어 보려 했는데, 흐린 날씨로 사진도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습한 날씨로 땀이 계속 흐르는 데다가, 하산식의 유혹도 있고 해서 하산을 서두른다. 매바위와 돌문바위를 거쳐 헬기장, 그 아래 갈림길에서 우측 편으로 향한다. 이제부터는 계속되는 내리막이다. 정자 앞 갈림길에서 좌측 편으로 내려간다. 직진을 해도 되는 코스지만, 좌측 편이 더 친숙하다. 계속물이 시원해 보이기는 하나 발 담글 시간이 부족할 듯하다. 늠름한 모습의 청계산 보호수가 보이는 순간 산행은 마무리된다. 더운 날씨지만, 그래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산행을 마치고, 일행들과의 멋진 뒤풀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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