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 힘든 폭염 더위와의 싸움이 연일 계속된다. 이런 때에는 가급적 산행을 쉬어야 하거나, 새벽산행을 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오래전 잡아놓은 선약으로 인해 원정산행에 나선다. 그것도 거의 땅끝 전남 순천에 위치한 조계산이다. 매번 코스에서 빠졌던 송광사와 운전으로 인해 동동주 맛을 보지 못했던 조계산 보리밥집을 여유 있게 즐기고자 계획한 산행인데...
산행코스(11.2km, 산행시간 5시간 18분, 등산칼로리 1,472kcal)
: 선암사 주차장-선암사-대각암-향로암터-정상(장군봉)-배바위-작은굴목재-보리밥집-큰굴목재-천년불심길(편백숲)-선암사 주차장
일행의 차로 내려가는 일정이다. 어김없이 새벽에 출발했음에도 선암사 앞 기사식당에서의 늦은 아침식사 이후 주차장 도착시간이 11시 5분을 가리키고 있다. 폭염이 한창 몰려오고 있는 시간이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선암사 방면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왼쪽 편으로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선암사 경내를 한번 둘러보고 나서 대각암 방향으로 향한다. 벌써부터 땀이 비 오듯 한다.
조계산 등산코스가 그렇게 어렵거나 힘든 코스가 아님에도 한 발 한발 내딛기가 쉽지 않다. 수시로 쉬며, 얼음물을 보충한다. 선암사에서부터 정상인 장군봉까지는 3km가 채 되지 않는 길이다. 그 절반도 가지 못한 상황에서 더위를 먹은 몸이 영 개운치가 않다. 현기증도 나고, 버티기가 쉽지 않다. 함께 하는 동생이 건네준 BCAA 아미노산 영양제 한 포를 먹고 나니, 그나마 기운이 돌아온다. 오버 페이스를 자제하며, 느리게 느리게 걸어본다. 한결 나아진 상태로 향로암 터에 이른다. 장군봉이 목전이다.
장군봉 진입 바로 전, 왼쪽 편에 포토 맛집이 있다. 이곳에서 한 장 사진을 남겨주고, 정상에 들어선다. 5년 만에 다시 찾은 정상에는 멋지고, 큰 새 정상석이 위압적으로 들어서 있다. 그 한쪽 옆으로 예전의 정상석이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 이렇게 정상석을 새로 만들면서 높이가 4m가 높아진 게 신기하기만 하다. 정상 옆 벤치에서 땀을 식히고, 준비한 음료로 더위를 달래며, 휴식을 취한다. 폭염을 뚫고 힘들게 올라온 정상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하산할 힘을 재충전한다.
하산은 작은굴목재 방면이다. 배바위의 전설 안내판 옆으로 배바위로 올라가는 로프가 설치돼 있다.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바위에 올라보니, 전망이 아주 좋다. 사방을 둘러보며, 조망을 만끽한다. 멀리 남해 바다도 보이고, 상사호의 낭만적인 모습도 보인다. 사진 한 장 남기고 다시 속도를 낸다. 작은굴목재에서 오른편 보리밥집 방향으로 향한다. 1.5km를 가리키고 있다. 시원한 계곡길을 따라 속도를 내 걸어본다. 작은굴목재에서 30여 분만에 보리밥집에 도착한다. 평상에서 대형 선풍기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며, 보리밥에 제육볶음, 도토리묵, 파전에 동동주까지 여유를 즐긴다.
조금씩 날이 저물고 있다. 큰굴목재 방면으로 속도를 내본다. 목재계단을 오르는 중에 큰 너구리도 만나고, 또한 커다란 두꺼비도 만난다. 좋은 일이 많이 생길 듯한 징조가 아닐까? 큰굴목재부터의 하산길은 수월하다. 속도를 내기 좋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을 즈음에 나타나는 편백숲은 장관이다. 천년불심길이라 하는데, 이곳에서 또한 개인적인 소원도 빌어본다. 선암사를 지나 주차장으로 향하며, 일주문 옆 계곡에서 잠시 발을 담가본다. 산행피로가 말끔히 씻겨 나간다. 아주 힘들었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을 소중한 산행 추억 하나를 남기고 밤늦은 시간 서울에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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