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산'이라는 뜻의 청계산은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곳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계단이 다소 많아 힘들긴 하지만, 전체적인 코스가 무난하기에 일반인들도 산행하기 적합한 산이기 때문이다. 등산에 입문하기 전에도 회사 단합대회, 동문회 모임 등에서 즐겨 찾던 곳이기에 더욱 친숙한 이름이다. 올여름에도 오른데 이어,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해 절친들과 함께 또다시 청계산으로 향한다.
산행코스(7.58km, 산행시간 3시간 6분, 등산칼로리 889kcal)
: 청계산 입구역-원터골 쉼터-진달래능선-옥녀봉-헬기장-돌문바위-매바위-정상(매봉)-매바위-돌문바위-헬기장-(우측 편)-길마재-청계산 입구역
편안한 휴일 아침에 늦잠을 포기하고, 서둘러 준비를 하고 차를 몰고 청계산 입구역 공영주차장에 도착한다. 만차라 잠깐 기다리다, 자리가 생겨 운 좋게 주차를 한다. 친구들을 기다리며, 양평해장국에서 아침식사 겸 반주 한잔을 곁들인 다음 산행을 시작한다. 윈터골 입구는 현재 보수 작업 중이라, 잠깐 쉴 공간이 없어져 아쉽다. 가을 단풍을 즐기려는 이들이 청계산에 쉴 새 없이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과연 어느 정도의 단풍이 내게 모습을 보일까 기대를 하며, 본격적으로 등산로에 들어선다.
함께 산행하는 친구의 등력을 고려하여 좀 더 손쉬운 진달래능선 코스로 방향을 잡는다. 진달래능선까지의 짧은 오르막을 오르면 평이한 능선길이 펼쳐지기에 초보자가 걷기에 가장 수월한 코스이기 때문이다. 의외로 등산객 중 많은 이들이 이 코스를 알지 못하는 듯, 그냥 지나쳐 간다. 호젓하게 여유를 즐기며 진달래능선까지 나아간다. 진달래 능선부터 옥녀봉까지도 크게 난이도가 없는 오솔길 느낌의 길이다. 오랜 벗들과 대화를 나누며, 무난하게 옥녀봉에 들어선다. 옥녀봉 데크 안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멀리 관악산 연주대를 한번 바라보며, 친구들과 단체사진 한 장을 남긴다.
옥녀봉에서 매봉 방향으로 다시 산행을 이어 나간다. 철 모르는 진달래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컷 찍어본다. 평이한 등산로가 이어지다가 드디어 마의 계단지옥이 나타난다. 1천 개가 훌쩍 넘는 계단이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친구와 보폭을 맞추며 걷는다. 전일 산행의 피로가 있음에도 역시 함께 하는 친구들 때문에 힘든 줄을 모른다. 헬기장을 지나 돌문바위와 마주 한다. 매번 의미 없이 지나쳤던 돌문바위에서 딸아이의 원하는 대학진학을 바라며, 세 바퀴를 돈다. 잘 돼야 할 텐데.
전혀 보이지 않던 단풍이 그래도 한 두 개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 정도로 아쉬움을 달래 본다. 매바위에 도착해 인증 사진을 한 장 찍고,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본다. 날씨가 좋아 조망도 볼만하다. 정상인 매봉까지도 쉼 없이 바로 올라선다. 역시나 많은 이들이 정상석 앞에 줄을 서 있다. 한참 줄 을 선다음 정상석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본다.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서 인증 사진에도 사람들의 모습을 모두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청계산 올 때마다 젊은이들이 많아서 젊은 기운을 느낄 수가 있어 너무 좋다. 젊어지는 기분이다.
절친들과의 함산이라 하산길이 더욱 신이 난다. 헬기장을 지나 우측 편 원터골 입구 방면으로 내려간다. 이곳의 계단은 더욱 지옥(?)이다. 초보자들이 올라오기 쉽지 않은 곳임에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곳으로 많이들 올라오고 있다. 2.2km 거리를 계속해서 가파르게 내려간다. 그 힘든 길은 반려견과 함께 오르는 이들이 많이 눈에 띈다. 반려견이 있으면 덜 힘이 들듯도 하다. 속도를 조절하며, 아무 사고 없이 하산을 마무리한다. 에어건으로 먼지를 털고 나서, 원터골 굴다리 앞의 식당으로 이동한다. 메뉴는 닭한마리. 마음을 나누는 친구들과의 뒤풀이는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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