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만나는 오대산 노인봉(진고개 정상 휴게소 원점회귀 최단 등산코스)

100대명산

가을에 만나는 오대산 노인봉(진고개 정상 휴게소 원점회귀 최단 등산코스)

백산의 산바라기 2023. 10. 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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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큰 의미가 있는 명산이 몇 개 있다. 산꾼들에게 그런 의미의 산들은 각자 있게 마련일 듯도 하다. 100대 명산 완등을 할 때도, 그 이후 100대 명산 어게인 완등을 할  때도 꼭 노인봉과 같이 했던 기억이 있다. 내게 그런 의미의 산이 노인봉이다. 한 번은 뜨거운 여름에, 한 번은 추위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한겨울에 눈과 함께 조우한 곳이다. 이번에는 가을 단풍을 느껴보려, 그리고 하산길은 소금강 계곡으로 잡아서 흐드러진 가을에 흠뻑 취하고 싶어 다시 한번 노인봉으로 향한다.

산행코스(8.08km, 산행시간 2시간 46분, 등산칼로리 917kcal)
: 진고개 정상 휴게소-노인봉 삼거리-정상-노인봉 삼거리-진고개 정상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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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행락철이라 예상은 했지만, 강원도로 가는 도로는 정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상했던 시간을 훌쩍 넘기고 들머리인 진고개 정상 휴게소에 정오가 다 돼서야 도착하게 된다. 해도 짧은 계절이라 소금강계곡으로의 하산길 총 16km 코스는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진고개 휴게소 원점회귀로 마음을 정한다. 간단히 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다. 시원한 바람과 파란 하늘 그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흰 구름이 완연한 가을임을 말해준다.

짧은 계단을 올라서면 양 옆으로 색깔을 입은 나무 터널이 낭만적으로 펼쳐진다. 이어서 넓은 초원이 보는 사람 마음을 더욱 편안하게 해 준다. 멀리 산그리에와 함께 적당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잠깐 동안 힐링의 시간을 갖고 노인봉의 난이도 있는 계단코스와 만난다. 그나마 이 계단코스가 노인봉에서는 힘들다고 할 수 있는 코스가 아닐까? 어쨌든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부담 없는 코스가 이어진다. 다만, 정상에 올라서기 전까지 조망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다.

단풍시즌이라 산객들이 쉼 없이 이어서 올라온다. 여유 있게 등산로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다. 의지와 상관없이 걷는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 계단코스를 지나면 더욱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노인봉 코스 중에 가장 낭만적인 길일 듯하다. 모두의 마음속에 감동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보폭을 줄이고, 천천히 그 여유를 즐긴다. 어느샌가 노인봉 삼거리에 들어선다. 노인봉을 2백 미터 남겨둔 지점이다. 이곳에서 멀리 황병산 조망을 볼 수 있다. 군부대 관련 구조물들을 함께 볼 수 있다.

정상으로 갈수록 더욱 사람이 많아진다. 이미 정상석 앞에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 속에 섞여 기다릴 엄두가 안 난다. 이번에도 측면에서 잠깐 정상석 공백이 생길 때 초스피드로 인증사진을 찍는다. 정상석 뒤에서 멀리 산그리메를 바라본다. 날씨가 좋아 그 모습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다만, 많은 인파로 인해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다. 노인봉 삼거리로 내려서 한쪽 편 공간을 찾아 간단히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운다.

소금강 계곡으로의 하산은 일찌감치 포기한 상황이라 시간이 더욱 여유가 있다. 올라올 때 제대로 맛보지 못한 여유를 만끽한다. 가끔씩 보이는 단풍의 모습과 멋진 낙엽이 쌓인 오솔길, 거기에 넓게 펼쳐진 초원에 멀리 보이는 산그리메에 단풍이 물든 산들을 내려보는 재미도 좋다. 소금강 계곡의 단풍이 별로였다고 하니, 아쉬움은 사라지고, 만족을 안고 진고개 정상 휴게소로 돌아온다. 버스로 함께 온 일행들이 있는 소금강 주차장 쪽으로 택시(4만 원)를 타고 이동을 한다. 산채비빔밥으로 가볍게 하산식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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