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이맘때 남도 여행길에 찾은 고흥 팔영산이다. 예기치 않은 겨울비로 인해 예정에 없던 우중산행이다. 코스도 아기자기한 암릉 아홉 봉우리를 거쳐 가기엔 미끄러운 바위길이라 패스 하고, 아쉽지만 정상인 깃대봉까지 최단코스로 찾는 것으로 변경한다.
산행코스(2.69km, 산행시간 1시간 11분)
: 팔영산 자연휴양림-깃대봉삼거리-정상-원점회귀
아침부터 날이 무척이나 흐리다. 우비는 준비했지만 암릉이 많고 힘든 코스에 우중산행은 좋지 않다. 능가사 방면으로 가려던 네비를 팔영산 자연휴양림으로 수정한다. 이곳에서는 정상까지 1km 정도로 최단코스이다. 일단 정상도착 후 그곳에서의 날씨를 보고 하산코스를 정하기로 한다. 자연휴양림 매표소를 지나 휴양림까지 좁은 도로를 거쳐 관리사무소 앞에 주차를 한다. 산행하는 사람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상관없이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다.
8봉인 적취봉과 정상인 깃대봉 갈림길에 이를 때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그래도 힘들지는 않은 구간이다. 돌계단을 지나고 매트길도 지난다. 한두 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깃대봉 삼거리에 이를 때까지 산행자는 보이지 않는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 200m인 이 구간에서부터 남해 바다가 조망되기 시작한다. 비록 날이 다소 흐리긴 하지만 절경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환상적 바다조망은 흡사 섬산행을 연상케 한다.
비가 흩뿌리지만 조망을 즐기고 정상과 마주한다. 비를 맞으며 한참을 기다려도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한 명도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제일 하기 싫은 셀카로 인증사진을 대신한다. 비를 조금 맞으면서도 혹시나 올라오는 이가 있는지 기다려 보지만, 역시나로 끝난다. 아쉬움을 접고, 비를 맞으며 올라오던 길로 하산을 시작한다. 아기자기한 여덟 개의 봉우리들은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최단코스의 내리막은 오를 때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남도의 최고 절경 중 하나라는 팔영산의 겨울 우중산행은 이렇게 밋밋한 기억을 남기고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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