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3월에 드디어 다시 산으로 향한다. 지난해 12월 순간적인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입은 후 실로 3개월이 이미 지난 시간이다. 벅차오르는 감동을 억누르며, 집결 장소인 사당역 6번 출구 앞으로 가서 함께 할 친구들을 기다린다. 다소 쌀쌀하긴 하지만 참을 만하다. 시산제를 겸한 산행이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산행코스(6.15km, 산행시간 3시간 22분, 등산칼로리 959kcal)
: 사당역 6번 출구 앞 공원-관음사-관음사 국기대-선유천 국기대-파이프 능선 옆 공터-원점회귀
천천히 도로를 따라 걷는다. 이번 코스는 오늘 함께 하는 대학친구들과 7년 전 처음 함께 하게 될 때 걸었던 그 길이다.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관음사 옆 등산로를 접어들며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선다. 산내음을 맡아가며 감동에 빠질 여유 없이 온 신경은 발목에 가 있다. 아직 완치되지 않은 상태의 발목이 오늘 산행을 잘 버텨줄 것인지?
고도를 높여가며, 관악의 속살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간다. 관음사 옆으로 넓은 공터에 이른다. 이곳 주변에는 시산제를 준비하는 여러 팀이 보인다. 자고로 시산제 시즌이다. 한 해 동안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행사이니만큼 산악인들에게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행사라 할 수 있다. 관음사 국기대가 보이는 지점에서 가파른 길로 직진하지 않고, 우측 편으로 완만한 코스를 따라 걷는다.
가파른 철계단을 따라 오르며 우측 편 선유천 국기대 방향을 조망한다. 가슴이 뻥 뚫리는 지점이다. 이어서 맞이하는 관음사 국기대를 우리 일행들은 대부분 패스한다. 국기대도 하나의 봉우리인 만큼 지나칠 생각이 나는 없다. 인증 사진을 한 장 찍고 나서 계속 산행을 이어간다. 일출명소라 할 수 있는 전망대를 지나 헬기장 옆 선유천 국기대와 마주 한다. 바위에 오르기가 다소부담스럽지만, 힘들여 올라 또 하나의 인증사진을 남긴다.
마지막 지점인 파이프능선 갈림길까지는 지척이다. 천천히 조심하며, 걷는다. 파이프능선 이정표는 예나 지금이나 따로 이정표가 없다. 기존 이정표에 누군가가 뾰족한 연장으로 글씨를 써 놓은 걸로 대신할 뿐이다. 어쨌든 이 이정표 옆에 한적한 곳에 평평한 여유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준비한 제물을 올리며 시산제를 진행한다. 지난해 부상을 경험한 터라 더욱 산신령께 절실하게 다가서게 된다.
올라오던 그 길이 바로 하산길이다. 선유천 국기대에 오르지 않았던 이들이 있어 다시 한번 선유천 국기대에 오른다. 안 쓰던 스틱이어서인지 내려서며 두고 내려 와, 다시 국기대에 오르기도 한다. 우리 일행이 챙겨 내려갔다니 다행이다. 제법 잘 버텨주고 있는 발목에 감사하며, 무사히 사당역으로 복귀한다. 3시간 20여분의 산행 후에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뒤풀이는 나의 산행복귀와 함께라서 오래도록 소중하게 기억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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