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무리한 산행은 금물이다. 그렇다고 산행을 무작정 쉴 수는 없다. 새벽 일찍 근교산행을 떠난다, 3시간 이내의 산행을 한다 등의 기준을 가지고 산행을 이어 나간다. 이번엔 대학 후배와 북한산 의상봉으로 향한다. 6시에 불광역에서 만나 버스로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로 이동한다. 이른 시간임에도 벌써부터 습도가 장난 아니다.
산행코스(4.79km, 산행시간 2시간 15분, 등산칼로리 598kcal)
: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임도)-의상봉-가사당암문-국녕사-계곡길-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들머리로 이동해 간단히 김밥 한 줄로 허기를 채운다. 얼음물 두 통에 의지해 씩씩하게 산행을 출발한다. 처음부터 등줄기에 땀이 흥건하게 채워진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우측 편 의상봉 방향 탐방로에 접어든다. 더운 날씨만 아니라면 오랜만에 의상능선을 시원하게 한번 걸어도 좋으련만, 무리하면 안 된다. 그나마 안개가 낀 흐린 날씨라 그런지 아직 뜨겁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숲 속의 등산로를 천천히 쉬지 않고 오른다.
드디어 계단도 보이고, 바위도 보인다. 철제 난간을 잡고 오르며 조망을 즐기기 시작한다. 점점 더 더워지는 날씨라 속도는 더욱 더뎌지고, 한 두 번 더 쉬어가게 된다. 토끼바위에 도착하면 의상봉이 지척이다. 토끼바위에 올라서 포즈도 한번 취해보고, 잠시 땀을 식히며 얼음물을 마신다. 처음에 산행하던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제법 많이 눈에 뜨인다. 이런 더위에 의상봉을 오르는 이들은 진정한 산꾼이라 할 수 있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 의상봉에 들어선다. 여전히 정상석 하나 없는 의상봉이지만, 휴게쉼터가 있어서 산꾼들이 잠시 쉬어가기 좋다. 표지목에서 인증 사진을 한 장 찍고, 쉴 틈 없이 능선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한다. 봉우리 아래편 계곡으로 운해가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바위능선을 따라 내려가 처음 도착하는 곳은 13 성문중 하나인 가사당암문이다. 이곳에서 다시 또 한 장이 사진을 남기고 좌측 편 계단을 따라 국녕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멀리서 내려볼 때도 웅장한 규모에 놀라는 국녕사 대불을 만난다. 가까이서 보면 더 압도적인 모습이다. 흡사 속리산 법주사 불상을 만나는 듯한 느낌이다. 온 나라의 평안을 잠시 빌어보고 하산을 이어 나간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날씨를 피해 원점인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에 무사히 돌아온다. 땀범벅이 되었지만, 함께 한 후배와의 짧지만 임팩트 있는 뒤풀이로 더위를 날려 보낸다. 이렇게 한여름 더위를 이겨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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