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기에 단풍의 메카 중 하나인 속리산으로 향한다. 여러 번 왔어도 제대로 된 단풍을 즐기지 못한 속리산이다. 이번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하며 출발한다.
산행코스(14.73km, 산행시간 6시간 6분)
: 화북탐방지원센터-문장대-신선대-비로봉-정상-법주사 주차장
화북탐방센터에서 출발하는 지점부터 천연색의 단풍 세상이다. 아름다운 단풍의 모습에 제대로 된 산행을 기대케 한다. 문장대까지 오르는 길이 그리 쉽지만은 않음에도 양옆으로 펼쳐지는 단풍이 피로를 잊게 만든다. 그 어느 때보다 손쉽게 오른 문장대. 세찬 바람 속에 올라간 문장대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별천지다. 온 산이 울긋불긋 아름다움을 뽐낸다.
문장대를 뒤로 하고, 산행을 이어간다. 신선대까지는 아기자기한 능선길이다. 여유 있게 신선대에 도착해 간단히 식사를 하며 영양을 보충하고 정상인 천왕봉을 향해 나아간다. 능선길에는 단풍이 이미 지났지만, 산 중턱 아래로는 절정의 모습이 보인다. 비로봉을 거쳐 천왕봉으로 가는 동안 연신 카메라를 눌러댄다. 눈이 호강한다. 눈에 펼쳐지는 환상적 전경을 카메라로 온전히 담아내기는 불가능하다. 눈에 담고 가는 수밖에.
날씨도 풀리며 수월하게 정상에 들어선다. 인증 사진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고, 여기저기 둘러본다. 오랜만에 눈이 축복을 받는 느낌이다. 행복한 기분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법주사 방향 하산길에는 단풍이 더욱 화려하다. 내 인생 최고의 단풍옷을 경험한다. 비바람에 떨어진 듯한 낙엽을 밟으며 바라보는 단풍은 예술 그 자체이다. 세심정, 태조 길까지 오는 내내 단풍의 물결이 멈추지 않는다. 산이 내게 주는 큰 행복, 큰 선물이다.
15km에 달하는 긴 거리의 속리산 종주산행이 아쉽게 끝이 난다. 산행이 끝나갈 때 아쉬움이 항상 묻어난다. 그래서 그다음 산행을 계획하고, 다시 떠나게 되는 루틴이다. 명산 중의 명산, 속리산의 화려한 단풍축제는 이렇게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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