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은 각각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뿜어낸다. 어디를 가도 그 이상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 그런 100대 명산 중에서도 손꼽을 만한 명산은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출산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산세며 암릉이며, 조망에 출렁다리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게 없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그 속살을 경험한 그 월출산과의 첫 번째 경험은 딱 이 맘 때로 기억한다. 그 첫 경험을 소환시켜 본다.
산행코스(7.61km, 산행시간 4시간 8분)
: 기체육공원-산성대-통천문-정상-사자봉-구름다리-천황사-천황사 주차장
월출산을 품게 될 기대로 부푼 가슴으로 멀리 떠난다. 안내 산악회 버스를 네 시간여 달려 도착한 들머리는 기체육공원이다. 간단히 배낭을 정리하고 산성대 코스로 진입한다. 약간 쌀쌀한 기운이 있으나 참을만하다. 다만, 연이은 무리(?)한 산행으로 허벅지와 종아리에 알이 배겨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다는 게 문제이다.
속도를 조절하며 월출산의 멋진 암릉과 조망을 감상한다. 암릉이 멋진 월출산은 어쩌면 합천 가야산의 만물상 코스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암릉도 멋지고, 군데군데 나타나는 철계단의 위용도 비교 우위에 있다. 여유 있게 여기저기 감상하고프나 유난히 바람이 세차게 불어 그 여유를 갖지 못하게 한다.
풍광에 취해 감탄을 연신 뱉어내며 오르기를 두 시간여 만에 드디어 정상 근처에 다다른다. 통천문이 앞을 막고 있다. 이곳을 지나야 하늘과 통한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조심조심 정상으로 진입한다. 모처럼 정상의 너른 평지가 눈을 편하게 한다. 정상석은 그 어느 명산보다 크고 멋지다. 세찬 바람은 여전해서 오래 머물 틈을 주지 않는다. 잠깐 인증사진 한 장 찍은 후에 하산을 시작한다.
통천문 근처에서 간단히 간식을 섭취하고 천황사 방향으로 향한다. 저 멀리 아래로 보이는 그 유명한 구름다리를 보며 하산을 서두른다. 시종일관 바람이 장난 아니다. 특히나 철계단을 내려갈 때는 내 몸이 같이 흔들려 날아갈 것 같은 아찔함이 든다. 버티고 버티며 구름다리에 이른다. 여기저기 봐왔던 다른 출렁다리들에 비해 규모나 외관이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주위의 풍광과 암릉과 어우러져 운치가 있다.
월출산은 이미 봄이다. 들머리부터 날머리까지 전혀 눈이 없다. 날머리가 가까워질수록 수목들이 오히려 파릇파릇 봄냄새를 풍긴다. 그 세찼던 바람도 잔잔해 질때쯤 드디어 산행이 마무리된다. 월출산의 봄을 안고, 월출산의 강한 기운을 받고, 이제 더 힘을 내야지 다짐해 본다. 서울로 돌아오는 안내 버스에 오르기 전 파전에 막걸리로 산행의 여독을 푼다. 월출산의 환상적인 기억을 함께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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