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꽃의 계절이다. 동백꽃을 시작으로, 매화, 산수유 그리고 개나리, 진달래... 그 이후엔 벚꽃에 철쭉 등등. 매화가 주인공인 시기가 지나고, 이제는 또 진달래가 바통을 넘겨받는다. 흐드러진 핏빛 진달래가 유명한 성지도 여럿 알려져 있다. 영취산, 고려산, 화왕산 등등. 그중에도 비슬산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맘 때가 되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곳이 바로 대구의 비슬산이다.
산행코스(10.37km, 산행시간 5시간 33분, 등산칼로리 1,168kcal)
: 유가사 주차장-유가사-급경사-정상-월광봉-진달래 군락지-대견사-대견봉-유가사 주차장
전일 비가 많이 오고 나서 날이 아주 맑아졌다.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씨이다. 진달래 성지 비슬산을 또 찾는다. 진달래를 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비슬산 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잡곤 한다. 그래서 자연휴양림에는 차량도 많아지고, 주차할 곳이 부족하다. 유가사가 그런 측면에선 그나마 좀 낫다. 산악회 버스들이 속속 도착하기 전에 일찍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전일까지 내렸던 비로 인해 산행 내내 시원한 기운이 느껴진다. 상쾌한 기분으로 올라가던 중 선택의 기로에 선다. 급경사로 갈 것인지 아니면 완만한 경사로 갈 것인지 정해야 한다. 올 때마다 고민도 없이 급경사를 택한다. 좀 더 가깝기도 하지만, 더 멋진 조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선택 기준이라 볼 수 있다. 멀리 분홍빛 진달래 군락지의 환상적인 자태가 보인다. 이제부터 감동에 빠질 시간이다.
급경사로 오르니 당연히 정상으로 가는 길이 빨라진다. 중간중간 조망 좋은 곳에서 사진을 찍어가며 서서히 올라가는데도 정상에는 예상보다 더 일찍 도착한다. 이미 거대한 정상석 앞에는 인증을 위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 줄에 서서 기다리다가 한참을 기다려 사진 한 장을 찍는다. 주위를 둘러본다. 비슬산의 넓은 정상 공간에는 많은 산객들이 군데군데 모여 앉아 준비한 식사를 하는 모습이다.
여유 있게 올라서인지 그리 출출하지도 않아서 쉬지 않고 진달래 군락지 방면으로 산행을 이어 나간다. 계속되는 능선은 편안한 산행을 가능하게 한다. 오래지 않아 진달래 군락지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이렇게 화려한 풍경은 감동 그 자체이다. 봐도 봐도 눈이 즐겁다. 사진 속에 이모저모 담아본다. 그 속에서 계속해서 모델도 되어본다.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쉴 새 없이 사진을 찍어가다 보니, 어느새 대견사에 이른다. 진달래 군락지 한편에 자리한 대견사의 위엄이 느껴진다. 경내 감상은 패스하고 진행해 나가면 곧이어 대견봉이다. 사방의 조망이 화려하다. 진달래가 어우러진 풍경이라 더욱 그렇게 보일 듯.
계속되는 탄성 속에도 하산은 시작해야 한다. 내려가는 길은 그나마 쉬운 길이다. 올라오던 길보다는 역시나 편안한 길이다. 진달래의 화려한 쇼를 감상한 흥분을 가라앉히며, 유가사 주차장까지 쉬임 없이 내려온다. 내 안에 진달래의 감동을 가득 안고, 무사히 산행을 마무리한다. 비슬산 진달래, 포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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