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의 명산 중 하나이면서,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다는 북한산은 서울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북한산을 오를 수 있는 코스가 정말 다양해서 많은 이들이 새로운 코스를 경험해 보고 싶어 하고 또 그렇게 도전하고는 한다. 다양한 북한산 산행코스 중에 가장 재미있는 코스를 꼽자면 단연 14 성문 종주가 아닐까? 북한산을 둘러싸고 있는 북한산성 성문을 하나하나씩 보물찾기 하듯 찾아 나가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산행코스(16.22km, 산행시간 8시간, 등산칼로리 1,991.9kcal)
: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대서문-중성문-국령사-가사담암문-부암동안문-청수동암문-대남문-대성문-보국문-대동문-용암문-백운봉암문(위문)-정상(백운대)-북문-원효봉-서암문(시구문)-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성문종주는 의외로 쉽지 않은 산행이다.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북한산성 매표소를 출발한다. 초입의 계곡길이 아닌 도로를 따라 걸어서 대서문을 통과한다. 첫 번째 성문이다. 계속해서 도로를 걸으면 계곡길과 만나는 쉼터와 삼거리가 나온다. 우측 편 대남문 방향 이정표를 따라 걷는다. 땀이 나기 시작할 즈음, 중성문과 만난다. 두 번째 성문이다.
가던 길을 뒤돌아 잠시 걷다 보면, 좌측 편에 국령사 이정표가 있다. 멋진 사찰을 끼고 본격적인 의상능선에 진입하기 직전 만나는 세 번째 성문 가사담암문이다. 의상능선을 따라 아름다운 북한산의 절경을 감상하며, 피곤한 발을 잠깐식 쉬어가며, 하나하나 계속해서 찾아 나간다. 여러 개의 봉우리들과 부암동안문, 청수동암문을 넘어서 문수봉에 이른다. 백운대만큼이나 편하게 쉬기 좋은 곳이 바로 문수봉이다. 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갖는다.
문수봉부터는 산성길을 따라 걷는 다소 무난한 산행이 이어진다. 대남문, 대성문, 보국문, 용암문 등 인접해 있는 성문을 찾는 재미가 있다. 무난한 산행이 힘들어지는 시기는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 진입 전 만나는 백운봉암문(일명 위문)에서부터이다. 힘들게 위문에 도착해서 고민이 시작된다. 성문종주에서 굳이 백운대를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데, 정상을 앞에 두고 안 올라갈 수 있나 하는 산악인의 자존심이랄까? 결국 백운대를 오른다. 지척에 두고 정상에 안 올라갈 수 없다는 생각이 승리를 거두는 순간이다.
백운대로 오르는 급경사의 오르막에는 산행객들이 많이 늘어있다. 날씨가 좋아 더 많은 이들이 찾은 듯하다. 앞의 사람과의 간격을 유지하며,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한참만에 백운대에 올라선다. 역시나 멋진 백운대의 배경사진을 몇 장 찍고, 정상석 앞에서도 인증사진을 찍는다. 물 한 모금 마시고, 바로 다음 성문을 향해 출발한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하산을 하다 우측 편 원효봉 방향으로 향한다. 원효봉 진입 전 북문이 있다. 점점 더 내딛는 발에 피로감이 오기 시작할 때, 어렵사리 북문에 이르게 된다.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성문종주길이다. 원표봉은 어쩔 수 없이 올라야 한다. 서암문쪽으로 하산을 하려면 어차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원효봉에 올라 물 한 모금과 행동식 하나를 꺼내 당을 보충한다. 잠시 앉아 쉬며, 마지막 코스를 준비한다.
산성로를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길고도 힘든 산행 때문에 내딛는 발걸음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잠깐 동안의 알바(?)를 거쳐 서암문에 도착한다. 14 성문중 13번째 성문이지만, 하나의 성문은 유실돼 수문터만 남아 있어, 사실을 13 성문이 마지막이 된다. 가파른 하산길을 계속해서 서둘러 걷는다. 여덟 시간의 긴 시간 동안의 북한산 성문종주가 무사히 끝이 난다. 속도조절을 하면서 걸어서 그나마, 크게 무리 없이 마무리를 할 수 있었을 터. 만족스러운 산행을 끝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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