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단풍보다 먼저 찾아오는 것이 바로 꽃무릇이 아닐까? 매년 이 맘 때면 눈에 밟히는 꽃이 꽃무릇이다. 상사화로 가장 유명한 곳이 영광의 불갑산임에도 그곳에는 제철에 한 번도 찾지를 못한다. 그것도 불갑산과 나와의 인연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대신에 고창 선운산은 종종 꽃무릇 제철에 찾을 기회가 있다. 선운사 입구의 꽃무릇 군락도 불갑산 못지않게 화려함을 선사하기에 아쉬움은 별로 없다.
산행코스(11.03km, 산행시간 3시간 30분, 등산칼로리 870kcal)
: 선운사 주차장-선운사-마이재-수리봉(정상)-참당암-소리재-낙조대-천마봉-선운사-선운사 주차장
다소 흐리지만 등산하기 딱 좋은 날씨이다. 긴 시간 이동해 도착한 선운사 주차장에서부터 선운사까지 가는 길에는 역시나 꽃무릇의 세상이다.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절정이 조금은 지난 듯 색깔이 다소 바래긴 했으나,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잠깐동안 산행에 대한 생각은 접고, 꽃무릇에만 집중한다. 진짜 화려한 꽃이다. 멋지다.
선운사 우측 편 마이재 방면으로 본격 산행을 시작한다. 처음 산행에 뛰어들며 절친들과 함께 했던 선운사 종주 코스가 생각난다. 이번에는 그보다는 짧은 코스로 옛 추억을 떠올리며, 완만한 코스를 즐기며 오른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힘들이지 않고 어느새 마이재에 당도한다. 정상인 수리봉까지는 7백 미터밖에 남지 않은 지점이다. 코스가 수월해서 전혀 어려움이 없다. 수리봉까지 한달음에 달려간다. 만들어진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수리봉 정상석과 함께 인증 사진을 한 장 찍는다. 고도는 낮지만, 명산임에 틀림없는 선운산의 주봉이 바로 수리봉이다. 비록 조망이 아쉬운 봉우리이긴 하지만...
수리봉 정상에는 넓은 평상이 있지만, 조망도 없고 특별한 느낌이 없기에 내쳐 낙조대 방면으로 산행을 이어 나간다. 코스가 쉬워서 그런지 운동량이 부족하니, 더 속도를 내서 가게 된다. 참당암까지는 한잠을 내려간다. 나름의 업다운이라 할 수 있다. 임도를 지나 본격적으로 낙조대로 향한다. 소리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낙조대에 도착한다. 사방으로의 조망이 좋은 곳이다. 바위에 올라서 포즈도 취해 보며, 수리봉의 조망의 아쉬움을 달랜다. 낙조대의 나무 평상에서 간단히 준비한 식사를 즐긴다.
낙조대에서 다음 봉우리인 천마봉은 지근거리이다. 아주 짧은 거리긴 하지만, 뷰가 좋은 능선길이기도 하다. 천마봉의 정상석과 함께 여기저기 둘러보는 맛이 좋다. 사방이 넓게 열려 있다.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잠깐의 휴식 뒤에 본격 하산길에 접어든다. 산행속도를 올리면서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한다. 아직 단풍은 이르지만 가을의 향기를 즐기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군데군데 야생 꽃무릇도 얼굴을 내밀어준다. 아주 여유로운 산행이 선운사 꽃무릇 군락에 이르러 마무리된다. 선운산은 그렇게 가을을 제일 먼저 내게 알려주는 전령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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