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은 '기'가 좋은 '기'의 상징이다. 부처님 오신 날 휴일을 맞아 바로 그 계룡산을 찾는다. 벌써 여러 차례 다녀온 곳이기에 가급적 다른 코스를 찾고 싶었으나, 결국은 관음봉에서 삼불봉 사이의 자연성릉을 피해 갈 수가 없다. 다만, 조금 더 크게 돌아오는 코스라 색다른 묘미를 느껴볼 수 있다.
산행코스(10.38km, 산행시간 4시간 42분, 등산칼로리 1,506kcal)
: 갑사 주차장-갑사-연천봉-관음봉-자연성릉-삼불봉-금잔디고개-대성암-갑사-갑사 주차장
부처님 오신 날이라 평소에 여유 있던 주차장에 주차공간 찾기가 쉽지 않다. 힘들게 주차를 하고, 오후부터 비소식이 있기에 서둘러 산행준비를 마친다. 천천히 등산로에 접어든다. 갑사를 지나며 바로 우측 편 연천본 방향으로 향한다. 처음 가보는 코스이다. 계속되는 오르막이지만, 너덜길이 아니라 잘 정비된 돌계단을 걷는 길이기에 힘이 덜 드는 코스이다. 돌계단과 목재계단을 연속해서 오르다 보면, 어느새 연천봉 고개에 이른다. 이곳에서 우측 편 2백 미터 거리에 연천봉이 있다. 정상석 없는 그곳에서 멋진 포즈로 사진 한 장을 남겨둔다.
연천봉을 경험하고 다시 돌아 나와 연천봉 고개에서 2시 방향 관음봉을 향한다. 정면으로 보이는 문필봉을 오르지 못하고 오솔길 같은 길을 걷는다. 거의 고도를 높이지 않는 구간이다 보니, 비교적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어느새 계룡산의 정상인 관음봉에 도착한다. 다른 때보다 정상석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좀 더 편안하게 정상석에 올라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계속해서 나아갈 방향인 삼불봉 방향의 자연성릉을 내려본다. 계룡산의 하이라이트 코스라 할 수 있다.
관음봉에서 급경사의 긴 철계단을 내려가며 만끽하는 주변 조망은 역시나 멋지다. 철계단을 다 내려와 뒤돌아보면 아찔할 만큼 가파르고 길다.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간다. 자연성릉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암릉과 철계단을 연이어 지난다. 바위틈 사이에 멋지게 뿌리를 내린 멋진 소나무의 생명력에 감탄하며 또한 발아래 보이는 동학사의 멋진 모습도 감상한다. 점점 날이 흐려지기 시작할 즈음, 삼불봉에 도착한다. 정상인 관음봉보다도 9m나 높은 데도 인정받지 못하는 서러운 봉우리라 할 수 있다.
이제는 하산하는 일만 남았다. 갈림길에서 남매탑 방면이 아닌 왼편 금잔디고개 방면으로 발을 옮긴다. 계속해서 내리막이기에 올라올 때보다는 덜 힘들긴 하지만, 너덜길이라는 것이 함정이다. 금잔디고개에 이르러 이정표 앞에서의 사진 한 장 뒤에 하산에 속도를 낸다.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고 있다. 한낮임에도 사방이 꽤나 어두워져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너덜길을 조심하며 빠른 속도로 하산을 한다. 용문폭포 전망대 갈림길에서 아쉽게 용문폭포를 패스하고 원점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간다. 대성암을 지나 갑사에 접어든다. 이제 계룡산 산행도 무사히 마무리된다. 제대로 기를 받고, 함께 한 친구들과 뒤풀이를 위해 대전으로 이동한다. 행복한 시간이 오랫동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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