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봄날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남은 기간 주말, 마음이 바빠진다. 두 번째 부상 이후 제대로 된 원정산행을 즐기기 위해 계획을 잡는다. 제발 비가 없는 쾌청한 날씨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산행일을 기다린다. 이번 주말의 산행지는 전북 부안 변산국립공원 내에 자리 잡은 내변산이다. 이미 여러 차례 방문했던 곳이지만, 갈 때마다 멋진 운치를 맛본 곳이기에 기대가 크다. 전일까지 폭우가 쏟아졌던 터라 가슴을 졸이며, 기다린다.
산행코스(9.33km, 산행시간 5시간 4분, 소모 열량 3,152kcal)
: 내변산 주차장-직소보-직소폭포-재백이 삼거리-관음봉 삼거리-정상(관음봉)-세봉-세봉삼거리-내변산 주차장
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세 시간여 동안 비구름대를 만나며 가슴 졸였지만, 다행히 내변산 주변은 맑은 날씨를 보여준다. 부안 IC에서 빠져나와 맛집인 '할매피순대'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하고, 내변산 주차장으로 30여분 더 이동한다. 10시 50분쯤에 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다. 맑은 하늘에 내변산 등산로 입구의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가 정겹다. 멋진 대나무 숲터널을 지나고 편안한 산책길을 걷다 보면 쉽게 직소보와 만난다. 뻥 뚫리는 느낌이 올 때마다 청량감을 선사하는 곳이다.
직소보의 편안한 데크를 따라 둘레길을 걷는다. 전일까지 쏟아진 폭우의 영향인지, 바닥에 물기가 가득이지만 그래도 걷는 데에는 큰 불편은 없다. 내변산의 명물 '직소폭포'는 전일의 폭우로 인해 풍부한 수량으로 더욱 장관의 모습을 보여준다. 직소폭포 장관의 여운을 안고, 계곡길을 지나 짧은 오르막을 오르면 재백이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 넓은 목재 데크가 있었나 기억이 없는데, 어쨌든 편안한 쉼터가 조성돼 있어 이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멀리 곰소만 방향의 바다를 조망한다. 시야가 좋아서 제대로 보이니, 그 자체로 힐링이다.
재백이 삼거리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라 보면 된다. 체력 관리를 하며 속도를 조절한다. 오르막 계단과 돌길을 올라가다 보면 조망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연두연두한 자연의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정상을 향하여 오른다. 눈앞에 보이는 웅장한 내변산 관음봉 정상을 한번 사진에 담아두고,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관음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좌측 편으로 향하면 관음봉 가는 길이다. 직진하면 유명한 사찰인 내소사로 향하게 된다.
더워진 날씨와 오르막 구간이 합해져 지근거리의 관음봉에 도착할 때쯤에는 체력이 많이 소진된다. 이미 관음봉에는 많은 산꾼들이 사진도 찍고, 전망대에서 곰소만을 내려보며 운치를 즐기고 있다. 얼음물 한 모금을 마시고, 잠시 쉼을 갖고 나서 관음봉 정상석에서 포즈를 취한다. 함께 한 후배들과 단체사진을 찌고, 오른편 세봉 방면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의외로 험한 길이다. 발밑은 조심하며 천천히 하산을 이어 나간다. 세봉 표지목에서 사진 한 장을 남긴다.
세봉에서부터 세봉 삼거리를 거쳐 내변산까지 내려오는 길은 꽤나 미끄러운 길이 이어진다. 전일의 폭우까지 더해져 돌길이 더욱 미끄럽다. 일행 중 한 명도 미끄러져 크게 다칠 뻔하기도 한다. 하산길에 내려보는 내소사 전경은 경이롭다. 첫 번째 내변산 산행 때 이후로는 내소사를 가보지 못했음이 아쉽기만 하다. 미세먼지가 없는 깨끗한 조망을 맘껏 즐기며 무사히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동행한 동생들에게 맛집으로 안내한다. 인근 곰소항의 유명한 맛집 '삼대젓갈'집이다. 젓갈의 모든 것을 맛보고, 감동의 하산식을 즐긴 후 서울로 돌아온다. 올라오는 길 중간에, 폭우를 만나 운전에 애를 먹기도 하며, 늦은 시간 귀가를 마친다. 피로가 몰려온다.
'100대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안 운장산 최단 등산코스 (2) | 2025.06.07 |
---|---|
대둔산 등산코스(주차장-구름다리-삼선계단-정상-용문골입구-주차장) (1) | 2025.06.04 |
폭설과 함께 한 3월의 주흘산 등산코스 (1) | 2025.03.31 |
북한산 등산코스(진달래 능선-칼바위 능선) (0) | 2025.01.19 |
수락산 단풍산행, 기차바위 등산코스, 하산식은 명태대가에서 (4) | 2024.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