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기가 가장 좋은 때라고 하는 설악산 서북능선을 찾아 떠난다. 이 코스 안에 귀때기청봉은 블랙야크 100대 명산 플러스 인증지이기도 하다.
산행코스(18.98km, 산행시간 10시간 18분)
: 한계령 휴게소-한계령 삼거리-귀때기청봉-1408봉-큰 감투봉-대승령-복숭아탕-남교리 탐방지원센터
한계령 휴게소에서 새벽 세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많은 이들이 준비하고 있다가 부지런히 산행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계단을 오른다. 부슬비가 내리는 안개 자욱한 그 길에도 설악의 멋진 모습을 보기 위한 산꾼들로 인산인해. 한계령 삼거리까지 두 시간 정도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오르는 산행이다. 날씨도 도움이 되지 못하니, 사진 찍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힘들게 도착한 한계령 삼거리. 좌우로 조망이 꽤나 인상적인 곳이나, 컴컴한 새벽 시간엔 보이는 게 전혀 없다. 쉬지 않고 왼쪽 편 귀때기청봉 방향으로 향한다.
많은 이들이 오른편 대청봉 방향으로 향하기에 서북능선 길은 여유가 찾아온다. 그 악명 높은 너덜길을 한참이나 지난다. 어두운 길에 너덜 돌길을 조심하며, 긴장하며 산행을 이어 나간다. 힘든 코스에 보슬비, 그리고 강풍까지 더해져 최악의 산행 컨디션이다. 그래도 새벽 산행의 좋은 점은 앞이 보이지 않아 오히려 힘이 덜 든다는 것. 힘들게 힘들게 귀때기청봉에 도착한다. 정상석 없이 표지목으로 대신한다. 날이 밝아 헤드랜턴을 벗고 온전히 비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대승령 방향으로 나아간다. 너덜길이지만 양 옆으로 보이는 조망이 환상적인 코스임에도 흐린 날씨로 보이는 게 없어 아쉽기만 하다. 대승령까지 그 먼 길을 그냥 걷는 것에만 집중하며 나아간다. 대승령의 정상목이 애처롭다.
대승령부터 날머리인 남교리 구간은 본격적인 내리막이다. 보슬비가 멈추고 안개가 걷히기 시작한다. 이끼계곡은 원시림의 자태를 보여준다. 하나둘씩 나타나는 단풍과 멋진 목재 데크길. 능선길에서 접하지 못한 설악의 진면목을 남교리 하산길에서 만끽한다. 복숭아탕은 너무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자연의 신비라 할 수 있다. 10시간 여동안 찍지 못한 사진을 만회할 시간이다. 여기저기 서는 곳마다 풍경화가 된다. 계곡물에 살짝 발을 담가본다. 지금 이 순간은 가장 행복한 사람이 내가 된다. 설악의 속살을 경험하니, 더 무엇을 바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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