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면 누구나 부처가 된다. 100대 명산 중에 유독 불교색채가 짙은 산을 꼽으라면 단연 불갑산이다. 이름에서부터 종교색채가 짙음을 알 수 있다. 불갑사, 연실봉, 상사화 등. 봄기운이 완연한 날에 부처(?)가 되기 위해 전남 영광으로 달려간다.
산행코스(8.8km, 산행시간 3시간 33분, 등산칼로리 766kcal)
: 불갑사 주차장-불갑사-덫고개-노적봉-정상(연실봉)-구수재-모악산-나팔봉-불갑사 주차장
이른 아침, 봄이 오고 있는 불갑사 주차장에는 아직 차가 별로 많지 않다. 관광지로 잘 꾸며놓은 불갑사 입구는 꽤나 인상적이다. 간단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불갑사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얇은 티 하나만 입었음에도 견딜만한 게 완연한 봄날이라 할 만하다.
산행로가 잘 정비돼 있고, 정상의 해발고도도 5백 미터급으로 높지 않아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이다. 야트막한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도장 깨기 하듯 거쳐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망과 뷰 포인트 또한 여러 군데서 볼 수 있어 좋다. 낭만산행이라 칭할 만큼 편안한 코스라서 인지, 순식간에 정상인 연실봉에 이른다. 아담한 정상석과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도록 꾸며진 널찍한 정상터가 맘을 편안하게 해 준다. 체력소모가 적었기에 인증사진 후에 휴식 없이 다시금 하산길에 나선다.
불갑산 종주코스인 8코스를 찾아 크게 한 바퀴 향해 나아간다. 모악산을 지나 태고봉, 나팔봉을 거치는 코스는 의외로 산행객의 흔적이 거의 없다. 지난가을에 쌓였을 낙엽더미가 그대로 있어, 발자국은 찾아보기 힘들다. 많이 미끄러운 길이다. 조심조심 홀로 산행을 이어간다. 드문드문 진달래 줄기가 보인다 싶더니, 드디어 성질 급한 진달래꽃을 보게 된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봄을 더 빨리 알리고 싶었나 보다.
봄의 따스한 기운을 받은 발걸음으로 크게 무리 없이 원점으로 돌아온다. 올라갈 때는 여유가 있었던 주차장에는 이미 산객들의 차로 빼곡하다. 화사한 봄기운을 맘껏 들이마시고, 서둘러 서울로 귀경을 한다. 빠질 수 없는 맛깔난 뒤풀이와 함께 또 하나의 추억의 책장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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