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가급적이면 우중산행을 자제한다. 그러다 보니, 미리 예정됐던 산행 스케줄을 급하게 변경할 때가 많이 있다. 그럴 때는 가급적 근교 산행으로 대체한다. 친근한 이름, 구름산으로 향한다. 처음 산행에 입문할 때, 북한산과 더불어 산의 기운을 불어넣어준 산이 바로 광명의 구름산이다.
산행코스(5.31km, 산행시간 2시간 6분, 등산칼로리 556.7kcal)
: 광명보건소 주차장-가리대 광장쉼터-정상-가리대 광장쉼터-광명보건소 주차장
광명보건소 주차장은 갈 때마다 만석이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한 군데 공간을 발견하고 힘들게 주차를 한다. 산행준비를 끝내고, 낯익은 계단을 따라 오른다. 새벽까지 비가 내려, 약간의 습기가 있는 상쾌한 공기는 가슴속을 정화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진달래도, 벚꽃도 그리고 군데군데 보이는 복사꽃도 활짝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계단도 많지만, 그 옆 우회 등산로가 있어서 무릎이 좋지 않은 이들도 산행하는데 문제 될 게 없는 산이 구름산이다. 오랜만에 찾았지만, 코스의 기억이 생생하다. 뜨거운 여름에 자주 찾아서 힘들었던 기억이 많은 구름산인데, 시원한 봄날의 구름산은 또 다른 어릴 때 뒷산 느낌의 친숙함으로 다가온다.
서둘러서 걸으면 30분이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봄의 기운을 만끽하고 싶어 천천히 산행을 한다. 한 시간여만에 별 어려움 없이 정상에 들어선다. 어느 산이나 갈 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는다는데, 구름산도 마찬가지이다. 청명한 느낌과 상쾌한 기분을 가득 안고, 올라간 길 그대로 내려온다. 구름산 산신령으로 불릴 정도로 자주 찾는 친구를 떠올리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다음엔 그 친구와 구름산을 다시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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