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이 한북정맥 구간을 찾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포천 지역까지 넘어와서 산을 오르게 된다. 강원도에 점점 가까워지면서 산세도 우람하고, 조망도 멋진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화창하고 맑은 하늘을 기대하며 길을 나선다. 이번에 찾을 구간은 포천의 백운산에서 광덕산까지의 구간이다.
산행코스(17.59km, 산행시간 6시간 25분, 등산칼로리 1,517.7kcal)
: 백운계곡 흥룡사 주차장-1코스-백운산-광덕고개(광덕휴게소)-광덕산-큰골방향-도로(접속)-흥룡사 주차장
아침 8시 30분경 흥룡사 주차장에 도착해 산행준비를 한다. 긴 산행코스를 감안해, 백운산 정상까지는 최단코스인 1코스(정상까지 4km)를 선택한다. 완만한 오름이 이어지지만 따뜻한 봄날씨에 활짝 얼굴을 내민 진달래꽃의 환영 속에 기분 좋은 산행이 된다. 편안한 정맥길에서의 봄날의 낭만을 만끽하며 걷는다.
특별히 힘든 구간 없이 무난하게 백운산 정상에 도착한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행복감을 안겨주는 멋진 산이다. 산림청 기준 100대 명산이라니, 충분히 이해가 가는 산이다. 정맥의 다른 구간들과는 다르게 백운산 정상에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헬기장을 겸한 정상부 한 편에서는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갈 길이 멀기에 쉬는 시간을 줄이고, 다시 광덕고개 방면으로 나아간다. 정상에서 광덕고개까지는 3.2km 거리이다. 중간중간 조망이 좋은 포인트가 나타날 때마다 사진을 찍는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사진에 나타나는 하늘과 구름색이 더 선명하고 예쁜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좁은 철계단을 내려오면 광덕휴게소가 있다. 여기서 부족한 물을 구입한다. 따뜻하면서 시원한 날씨이긴 하지만, 땀을 많이 흘리니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도로를 따라 1백여 미터 내려가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얼마 안 가서 광덕산 증산로가 나타난다. 광덕산까지 2.4km 거리밖에 안 된다. 비록 긴 시간 산행으로 체력이 소진되기는 했지만 그 정도 거리는 부담 없다. 쭉쭉 뻗은 소나무숲을 지나고 멀리 보이는 화악산과 국망봉에 가끔씩 눈길을 주며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멀리 보이던 천문대의 둥그런 외관이 아주 가깝게 느껴질 때쯤 트랭글에서 정상 도달 알림음이 나온다. 광덕산 정상은 해발고도 1천 미터가 넘는다. 기분 좋게 인증 사진을 찍는다.
백운계곡 주차장까지는 6.3km라는 이정표를 따라 하산을 한다. 조금씩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시간이다. 하산길을 조금 단축하려고 큰골방향 이정표를 따라 가는데, 사람들이 오랫동안 다니지 않은 듯한 길이 나온다. 되돌아가야 했지만, 그대로 밀어붙인다. 결국 알바 아닌 알바를 하며, 도로까지 힘들게 가파른 계곡을 타고 내려간다.
사람의 손을 타지 못한 진달래꽃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경쟁적으로 뽐낸다. 몇 번씩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다 결국 도로에 나오게 된다. 그냥 능선길을 계속 정상적으로 걸어갔으면 거리는 좀 길어도 고생은 덜 했을 텐데 하는 때늦은 후회도 하고.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길은 좁고, 인도가 없어 다소 위험하다. 갓길도 좁고, 왕복하는 차량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내달린다. 조심에 조심을 더하며, 무사히 주차장에 도착한다. 힘든 산행이 이렇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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