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에서의 멋진 여행을 하루 만에 짧게 맛보고 끝내려던 찰나에 예정됐던 오전 배편이 정기휴항이라는 소식에 오후 배시간인 4시 30분까지 시간여유가 생긴다. 비록 우도를 갈 계획에 차질이 벌어지게 됐지만, 아름다운 추자도를 제대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에 만족한다. 추자도 친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맛난 장어탕으로 해장을 든든히 하고, 추자도올레길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출발한다.
친구의 차를 타고 하추자도로 이동한다. 첫 번째 만나는 추자도 묵리의 명물, 숟가락 나무. 정말 희한하게 숟가락이 나무에 더덕더덕 매달려 있다. 당연히 사진 한 장 찍고 기억에 담는다. 이어서 만나는 용둠벙숲길과 대왕산이다. 상추자도의 나바론 하늘길만큼 멋진 조망을 선사한다. 정자옆에 올레길 스탬프가 준비돼 있다. 아뿔싸! 올레수첩을 숙소에 두고 나왔는데. 아쉬운 마음은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수밖에.
눈물의 십자가가 다음 코스이다. 올레길 종주하는 이들은 걸어서 가는 코스지만, 지인찬스로 차로 이동하니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도 멋진 바다조망을 만끽하고, 사진을 여기저기 찍어준다. 이어지는 코스는 봉골레산이다. 전일 동행한 친구들은 가지 못하고, 나 혼자만 즐겼던 산을, 차로 이동한다. 정상 바로 옆에까지 차가 진입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걸어 올라와서인지, 우리를 보는 눈이 그리 곱지는 않다. '미안합니다'를 속으로 되뇌어 본다. 봉골레산 정상석에서의 사진을 끝으로 추자도 오전 여행을 마친다.
얼마나 신나게 즐겼는지, 벌써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맛깔난 추자도의 명물 조기구이로 점심을 해결한다. 너무나 좋은 기분으로 꿈길을 걷는 듯한 느낌으로 식사를 한다. 식사 후 또 다른 일정은 어떤 일정일까? 기대가 점점 더 커진다. 고마운 친구 덕에 최고의 여행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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