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잘 아는 억새의 성지중 한 곳, 정선 민둥산. 100대 명산이 아니라 제철에 찾을 엄두를 그간 못 냈던 곳인데. 다행히 블랙야크 100대 명산 플러스로 선정된 이후에는 부담 없이 찾게 된다.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을 기대해 본다.
산행코스(6.3km, 산행시간 2시간 50분)
: 증산초교 주차장-(완경사)-매정-목재데크-정상-(급경사)-증산초교 주차장
넓은 주차장임에도 확실히 차량이 많다. 그래도 억새축제 끝물이라 그런지 어렵지 않게 주차할 곳을 찾는다. 날이 건조해 등산로 바닥이 먼지가 많이 난다. 험하지는 않고, 평범한 코스 이건만 심한 먼지가 꽤나 발걸음을 불편하게 한다. 쭉쭉 뻗은 잣나무, 소나무, 참나무 등이 어우러져 시원시원하다. 완경사와 급경사 갈림길에서 완경사 쪽으로 오르면서 뒤돌아보는 풍경도 꽤나 이국적이라 매력이 있다. 힘들 새도 없이 어느새 매점까지 이르게 된다. 여유가 있으면 이곳에서 막걸리에 파전을 맛보는 것도 나름 운치 있을 터.
매점에서부터의 목재계단을 오르면 멀리 정상이 얼굴을 내민다. 그토록 기다리던 억새의 향연이 펼쳐진다. 중간중간 나무데크가 준비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면 준비한 식사를 하기에 좋다. 억새밭에 들어가 한 장 두장 사진을 찍는다. 절정을 지났지만, 역광으로 보는 흡사 불타는 것 같은 억새의 모습은 장관이다. 등산객이 많지 않은 절정을 지난 이맘때가 오히려 억새를 즐기기에 최적의 시기가 아닐까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이르게 된다. 소백산의 야자매트 능선길 같은 아니면 간월재 능선길 같은 멋진 능선도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정상석에서의 간단한 인증 사진을 찍고 본격적으로 능선의 멋진 뷰와 억새의 향연을 즐긴다. 내려가는 급경사 구간 진입하기 전까지 꽃놀이 모드로 나아간다. 아쉬운 억새와의 이별의 순간부터는 급경사의 내리막이 펼쳐진다. 험하지는 않지만, 마른 바닥에서의 심한 먼지로 인해 길이 많이 미끄럽고 시야도 좋지 못하다. 더욱 조심한다. 무사히 원점에 도착하는 순간, 온몸이 먼지 범벅이다. 입구의 에어건을 통해 한참을 먼지 터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명불허전의 민둥산 억새를 맘껏 즐기고 인근 사북시내로 이동해 물닭갈비로 하산식을 이어 나간다. 오늘도 역시, 조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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