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영남알프스를 찾는다. 정말 멋진 능선라인은 그 어느 명산보다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의무감으로 찾는 듯해서 다소 아쉽기도 하다. 배내봉부터 영축산까지 산행코스는 대부분 무박 2일 산행으로 출발하기에, 초반 간월산까지 구간은 항상 어두울 때 지나갈 수밖에 없다. 이번엔 무박 2일 산행이 아닌 당일치기 산행으로 출발한다. 낮에 배내봉의 모습을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된다.
산행코스(13.1km, 산행시간 4시간 47분, 등산칼로리 1,672kcal)
: 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간월재-신불산-신불재-영축산-지산마을 만남의 광장
평일에 만나는 배내고개는 한적하다. 화장실 이용도 그나마 여유 있다. 안내산악회에서 휴식포함 6시간 30분을 부여해 준다. 준비를 마치고,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다. 아직 기대했던 꽃들은 제때를 만나지 못한다. 크게 볼 것 없는 오르막 계단을 오른다. 초입에만 계단을 새로 설치한 게 눈에 뜨인다. 숨을 헐떡이며 배내봉에 이른다. 간단히 인증사진만 한 장 찍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배내고개부터 영축산까지 코스에는 크게 세 군데의 난코스가 있다. 처음 맞이하는 배내고개부터 배내봉까지 오르막과 배내봉부터 간월산까지 오르막 구간, 그리고 간월재에서 신불산까지 오르는 계단 구간이다. 첫 번째 난코스는 무사히 지났지만, 두 번째 난코스인 간월산까지 이르는 길이 이번엔 더욱 힘겹다. 속도가 계속 쳐지며, 한두 번의 쉼을 강제로 갖게 된다. 힘겹게 간월산에 올라선다. 영알 8봉 인증사진과 낙동정맥 인증 사진을 찍고, 쉴 시간 없이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
간월재가 내려다 보인다. 오늘따라 크게 매력적이지 않게 보인다. 억새도 없고, 꽃도 없고 또한 날씨도 아주 쾌적하지 않아서일 듯. 간월재에 내려서 한 두 장의 사진만 찍고는 신불산을 향해 오른다. 여유 있게 부여된 시간이 아니기에 머뭇거릴 틈이 없다. 계단의 압박이 가해져 온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난코스인 이 계단만 오르면 힘든 구간은 다 지나간다. 두 번 정도 계단에서 쉬어가며 체력을 보충한다. 계단에서 뒤돌아보는 간월재는 여전히 아름답다.
신불산으로 가는 능선에 들어선다. 이곳의 전망대가 새로 설치하기 위해 해체되어 있다. 5백 m 앞에 위치한 신불산 정상까지 쉬지 않고 거서, 잠깐 쉴 틈을 갖는다. 힘든 구간을 다 지나와서인지 안도감이 든다. 영알 8봉 인증과 100대 명산 인증을 동시에 끝내고, 신불재를 향해 나아간다. 약간 허기지지만, 좀 더 진행한 후에 식사를 하기로 한다. 불어오는 봄바람이 꽤나 시원하게 느껴진다. 식은 땀이 바람을 맞아 더욱 상쾌하게 느껴진다.
간월재의 인기로 인해 신불재는 다소 소외감을 느낄 법하다. 신불재 벤치에서 컵라면으로 식사를 대신한다. 역시나 뜨거운 국물이 들어가니, 살만하다. 영축산까지 가는 길은 나름 꽃길이다. 등산로 양 옆으로 억새가 아쉽고, 또한 한창 절정을 기대한 진달래꽃이 없어 아쉽다. 그래도 낭만적인 이 구간이 배내봉부터 영축산까지 코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간이다. 감상에 빠지기 딱 좋다. 멀리 영축산 정상석이 선명하게 보인다.
뾰족한 바위에 자리 잡은 영축산 정상석에 올라선다. 오늘의 영알 3봉 목표 완수를 한다.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찍고, 컨디션을 점검한다. 영알 3봉과 100대 명산 1 산, 낙동정맥 3봉 등 총 7봉의 인증을 무사히 끝낸다. 이제부터는 오르막 없는 급경사의 내리막만 남았다. 지산마을 3km라는 이정표를 본다. 거리 표시는 오류인 듯하다. 약 5km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급경사를 내려가며, 지금은 없어진 취서산장 앞을 지난다. 추억의 취서산장의 빈자리가 너무나 애처롭다. 지못미! 지산마을까지 내려가는 길에서 매번 알바(?)를 한다. 여러 번 다닌 길임에도 헷갈린다. 신경을 단단히 쓰면서 내려간다. 중간중간 이정표의 남은 거리 표시가 믿을 게 못된다. 들쑥날쑥이다. 축서암 방향 이정표를 지나 계속 진행한다. 축서암사거리에서 지산마을 7백 미터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험한 길은 이미 다 지나온 터라 꽃길만 걷는다.
등산로 양 옆으로 진달래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원래 등산코스는 현재 보수 중이라 막혀 있어, 마을을 통과해 하산을 완료한다. 만남의 광장 구판장에서 두부김치와 소주 한잔을 곁들인다. 또다시 행복감에 젖는다. 알딸딸한 기운으로 버스에 올라타 여유 있게 잠을 청한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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