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도로 8km를 걷는 게 그리 녹록지는 않은 듯하다. 심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허벅지와 종아리에 약간의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14코스는 조금 더 긴 코스이기에 속도를 줄이며 천천히 걷기로 한다. 무리하지 않고, 안양천 주변의 봄을 만끽하며 즐기는 걸음이어야겠다. 점점 보이는 시민들의 모습이 늘어난다. 물론 다정한 연인들의 달달한 모습도 자주 눈에 보인다.
둘레길 코스(10km, 운동시간 3시간, 소모 열량 1,454kcal)
: 구일역-오금교-신정교-목동교-염창교 (한강합수부)-가양대교 남단
13코스를 끝내고, 구일역에서의 쉼은 5분 이내로 줄인다. 14코스 긴 거리를 감안해, 최대한 더 진행한 후에 쉬기로 한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황톳길엔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체험을 하고 있다. 운치와 낭만을 지속 뽐내고 있는 벚꽃 터널을 감동하며 천천히 걷는다. 한창 보수 공사 중이라는 구현전망대를 지나, 제대로 활짝 핀 벚꽃나무 한 그루와 만난다. 늦게 방문한 이에게도 나름의 행복을 전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중이다. 또다시 나타나는 멋진 신도림 데크 전망대도 낭만이 넘쳐난다.
따뜻한 봄날씨를 즐기기 위해 나온 아이들 무리가 여럿 띄인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그들만의 놀이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예쁘기만 하다. 다양한 봄꽃을 즐기는 맛은 있지만, 둘레길을 걷다 보면 다소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탁 트인 조망을 맛볼 수가 없기에 더욱 그럴듯하다. 안양천 양 옆 시내뷰를 맛보는 것으로 대리만족한다. 어느새 오목교 앞을 지나간다. 익숙한 힘찬 병원, 이대목동병원을 지나, 염창동 나들목 근처에 이른다.
염창동 나들목 근처는 한창 보수공사 중이라 할 수 없이 우회해야 한다. 화려했던 벚꽃터널도 끝이 나고, 천변도로를 따라 걷게 되는 구간이다. 안양천 한가운데 민물가마우지가 날개를 활짝 펴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주변의 물속을 자세히 보니, 엄청난 크기의 잉어 떼들이 보인다. 물은 다소 혼탁한데, 그 속에서 오히려 생태계는 더 활발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모양이다. 드디어 한강합수부에 이른다. 남은 구간은 한강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다. 미세먼지가 가득해 시야가 그리 선명하지는 않아도 시원한 바람과 함께 걷는 길은 그 나름으로 의미가 있다. 뻐근한 종아리 느낌이 올 때쯤 종착지인 가양대교 남단에 이른다. 물론 이곳에도 인증 우체통이 있다. 컨디션 좋으면 15코스까지 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운동을 마무리하고, 늦은 점심 식사를 위해 인근 식당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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